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영화2004/12/12 15:15 Posted by 울프팩

'토이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 유명 애니메이션을 만든 픽사의 신작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은 특이하게 은퇴라는 영웅의 정신적 죽음을 다루고 있다.
온갖 이름의 슈퍼 영웅들을 주체할 수 없던 사람들은 급기야 '슈퍼 히어로 격리프로그램'을 마련해 급기야 영웅들을 모두 은퇴시켜 버린다.


'미스터 인크레더블'로 불리던 밥 파도 예외가 아니다.
은퇴한 지 15년 만에 그는 세상사람들로부터 완전히 잊혀져 살아간다.
매일 보험회사에 출근해 업무 스트레스와 씨름하다보니 배도 불쑥 나왔다.


이쯤되면 영웅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브래드 버드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가족을 만들어 퇴물 영웅을 구제한다.
은퇴한 밥 파는 고무처럼 자유자재로 몸이 늘어나는 은퇴한 여자 슈퍼 영웅 엘라스티걸을 아내로 맞아 3자녀와 함께 가족을 구성, 더 이상 고독한 삶을 살지 않는다.


버드 감독이 슈퍼 히어로 영화답지 않게 가족의 소소한 삶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진정한 영웅의 힘은 가족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과거에 홀로 싸웠던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새로운 적 신드롬을 맞아 온가족이 똘똘 뭉쳐 함께 싸운다.
결국 슈퍼 영웅의 부재한 공간을 슈퍼 가족이라는 새로운 대안이 차지한 셈이다.


은퇴한 영웅의 복귀라는 내용도 특이하지만 그림 또한 기존 작품과 많이 다르다. 
이 작품은 픽사의 전작들보다 진일보했다. 
사실적인 피부 질감은 스퀘어의 '파이널 판타지'나 '애니매트릭스' 가운데 '오시리스 최후의 비행'보다도 떨어지지만 실사에 가까운 사실적인 캐릭터를 버리고 미국 만화책에서 흔히 보는 선을 단순화한 캐릭터로 보완했다.


대신 머리카락 표현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일품이다.
바람에 휘날리는 하늘하늘한 머릿결이나 물 속에서 솟구쳐 물기를 털어내는 장면의 젖은 머리카락 등은 만져보고 싶을 만큼 실감난다.
또 캐릭터들의 풍부한 표정과 포커스 아웃이 절묘하게 적용된 배경은 새삼 실사 못지 않은 미국 컴퓨터 그래픽의 위력을 절감하게 만든다.


반면 웃음의 포인트가 다른 미국식 유머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듣는 미스터 인크레더블이라는 슈퍼 영웅의 존재는 이 작품이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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