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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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우

울프팩 2005. 4. 25. 04:27

2주 전 우연히 KBS 음악 프로그램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걸걸한 목소리의 여가수 때문이었다.

'적우', 붉은 비라는 뜻의 예명을 가진 그는 김현식의 '기다리겠소'를 리메이크한 노래를 부르고 들어갔다.
길지 않은 3분 남짓한 시간 동안 김현식보다 더 맛깔스럽게 소화한 그의 노래솜씨에 완전히 매료됐다.

중성적인 그의 목소리는 때로는 호소하듯, 때로는 거대한 기를 뿜어내며 내리누르듯 청중을 압도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특유의 보이스 컬러와 세련된 노래 솜씨는 마치 파트리샤 카스를 연상케 했다.


그의 등장은 실로 '발견'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음반은 10여 군데 음반점을 돌아다녀도 쉽게 발견할 수 없었다.


언론에 소개되며 지난해 늦가을 출반된 '초콜렛'이라는 그의 음반은 계약 문제로 허무하게 절판이 돼버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일, 방송 관계자를 통해 어렵사리 음반을 구했다.
17곡의 다양한 노래들은 들을수록 독특한 맛을 풍기는데, 그중에서 '기다리겠소'가 단연 압권이다.

음반에 포함된 속지에 그의 노래를 가리켜 '라운지'라는 신생 장르라고 표현했다.
유럽에서 시작된 라운지 음악을 '이지 리스닝에 월드 뮤직의 요소가 테크노적으로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어본 느낌대로 쉽게 설명하면 '듣기 편한 세련된 음악'이다.
아마도 재즈 바나 와인 바 등에서 분위기 잡아가며 술잔을 기울일 때 잘 어울릴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절판된 음반이 더더욱 아깝게 생각된다.
무슨 사연인 지 알 수 없으나 속히 음반이 다시 시중에 풀려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우 '기다리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