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과속스캔들

울프팩 2008. 12. 21. 23:33
강형철 감독의 '과속스캔들'(2008년)은 차태현을 위한 영화다.
극중 주인공인 라디오 DJ 남현수를 연기한 차태현은 평소 TV 오락프로에서 보여준 모습과 '엽기적인 그녀' '복면 달호' 등의 영화에서 맡았던 역할들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너스레를 떨며 웃기는 모습이 억지스럽지 않고 유쾌한 것은 그의 매력이자 장점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무조건 차태현에게만 전적으로 기대는 것은 아니다.
고교 시절 사고를 쳐서 아들을 낳은 딸 황정남을 연기한 박보영과 그의 아들 황기동을 연기한 왕석현 또한 맛깔스런 양념 역할을 했다.
특히 아역배우 왕석현은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서 선발됐다던데, 무시무시한 경쟁률을 뚫고 올라온 선수답게 표정연기가 아주 훌륭하다.

30대 중반에 할아버지가 된 사내와 딸, 손자가 한 집에 살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만큼 영화는 부담없이 코미디로 일관한다.
잘못하면 신파조로 흐를 뻔한 순간에도 적절한 센스로 방향을 틀어 웃음을 선사한다.

강 감독은 이 작품으로 입봉했다던데, 신인 감독치고는 괜찮은 데뷔작이다.
다만 억지스런 장면과 너무 듬성듬성 건너 뛴 장면은 이야기의 진행을 껄끄럽게 만든다.

적당한 웃음과 '미녀는 괴로워' '라디오 스타'처럼 노래라는 흥행 코드를 적절히 섞은 덕분에 웃고 즐기며 볼 만한 작품이 됐다.
그러나 개봉 1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어선 것은 순전히 작품의 힘만은 아니라고 본다.
소위 개봉 운이라고 하는 경쟁작들의 역할도 컸다.

참고로, 박보영은 작품 속에서 '자유 시대'만 불렀다고 한다.
박보영도 열심히 기타와 노래 연습을 했지만, 나머지 곡들은 다른 가수의 솜씨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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