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겨울이면 커피색 목소리를 지닌 크리스 노먼이 이끄는 스모키의 노래가 그립다.
그들의 노래에는 나팔바지와 통기타로 대표되는 70년대의 향수와 풋풋한 학창시절의 추억이 묻어 있다.

영국 밴드 스모키(Smokie)를 알게 된 것은 중학교에 갓 들어간 80년이었다.
당시 아바, 비지스, 비틀즈, 빌리지 피플, 보니M 등 고만고만한 노래들을 열심히 찾아 들었는데 스모키의 Living Next Door to Alice'가 국내에서도 뒤늦게 크게 히트하는 바람에 팬이 돼버렸다.

스모키는 역사가 오래된 밴드다.
당시 고교 친구였던 크리스 노먼(리드 보컬), 테리 우틀리(베이스), 알란 실슨(리드 기타), 피터 스펜서(드럼) 등 4명이 1969년에 처음 결성했다.

처음에는 '엘리자베스'라는 그룹명이었으나 담배연기처럼 아련한 사운드를 추구한다는 뜻에서 75년에 스모키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항간에는 미국의 블루스 가수 스모키 로빈슨이 항의해서 바꿨다는 얘기도 있다.

이들이 널리 인기를 끈 것은 76년 'Living Next Door to Alice'를 발표하면서였다.
영국은 물론이고 미국 빌보드 차트에도 올랐고, 특히 한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 곡이 히트한 뒤 'I'll Meet You at Midnight' 'What Can I Do' 'Mexican Girl' 'Oh Carol' 등의 곡들이 독일, 일본, 한국에서 줄줄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비틀즈보다 더 한 인기를 구가해, 베스트 음반이 국내 출반된 팝음반 사상 최초로 100만장이 넘게 팔리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 크리스 노먼이 솔로로 빠지면서 그룹은 해체됐고, 이후 크리스 노먼이 친구 알란 버튼을 소개해 스모키는 재결성됐다.
그러나 알란 버튼도 유럽 순회공연 중 버스가 뒤집히는 교통사고로 하차하고 그 자리를 마이크 크래프트가 이어 받았다.

하지만 스모키의 진짜 매력은 역시 크리스 노먼의 목소리다.
71년에 독감을 심하게 앓고 난 뒤 성대에 이상이 생기면서 목소리가 더욱 거칠어졌다는 크리스 노먼은 곱상한 외모와 달리 허스키 보이스가 아주 매력적이다.

마치 폐부를 쥐어짜는 듯한 그의 목소리는 국내에서 인기를 끈 각종 팝 발라드 및 다수의 록 넘버를 아주 맛깔스럽게 살렸다.
로드 스튜어트를 닮은 그의 소리는 뜻밖에도 맑은 소리의 여성 보컬 수지 쿼트로와도 잘 어울렸다.

크리스와 수지가 듀엣으로 부른 'Stumblin in'은 빌보드 차트 4위에 오를 만큼 크게 히트했다.
이 곡이 히트했던 78년 수지와 크리스가 사귀는게 아니냐는 소문도 있었지만, 당시 수지 쿼트로는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몸이었다.

현재 크리스는 아바의 멤버였던 프리다와 아주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 노먼은 50년생이니 벌써 환갑이 가까운 나이다.

1)애절한 노래 'Living Next Door to Alice'는 국내에서 홍서범이 옥슨80 시절 '그대 떠난 이밤에'라는 제목의 번안곡으로 부르기도 했다.

2)전주와 간주 멜로디가 인상적인 'I'll Meet You at Midnight'도 카페와 FM에서 꽤 많이 틀었던 곡이다.

3)크리스 노먼을 좋아한다면 수지 쿼트로와 함께 부른 'Stumblin In'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마치 두 남녀가 대화하듯 부르는 이 노래는 흥겨운 리듬과 안어울릴듯 하면서도 조화를 이룬 두 사람의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4)개인적으로는 'What Can I Do'를 제일 좋아한다. 마치 절규하듯 부르짖는 목소리가 가슴을 파고드는 것처럼 절절하게 들린다.

5)전성기때 크리스 노먼의 모습을 그나마 깨끗한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공연 실황 동영상이 있길래 유튜브에서 가져왔다.


Smokie - 'Living next door to Alice'

Smokie - 'I'll Meet You at Midnight'

Suzi Quatro & Chris Norman - 'Stumblin In'

Smokie - 'What can I do'

SMOKIE In Concert (1976)
Posted by 울프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