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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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if...)

울프팩 2010. 7. 11. 01:23
린제이 앤더슨 감독의 '이프'(if..., 1968년)는 국내에서 '만약' '이프' 'if...' 등 여러 제목으로 불린다.
국내 개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각각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기 때문.

내용을 보면 당시로선 도저히 국내 개봉하기 힘든 영화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영국의 기독교 고교 학생들이 학교에 반기를 들고 교사와 기성세대들에게 기관총을 난사하고 박격포를 쏘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사회참여 도구로서 영화를 활용한 영국 프리시네마 운동의 기수인 린제이 앤더슨 감독의 반항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68세대였던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창의력을 말살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획일적인 체제에 대한 무정부주의적 혁명을 주장하고 있다.

더 할 수 없이 과격한 주장을 그는 고교생들의 반항적인 일탈을 통해 묘사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흑백과 컬러를 뒤섞은 판타지에 가까운 영상과 함께 관객이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브레히트적 연극 기법으로 영화의 본질을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주연을 맡은 말콤 맥도웰은 영국의 반항끼 가득한 제임스 딘 같은 존재가 됐다.
이후 그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계태엽 오렌지', 틴토 브라스 감독의 '칼리귤라' 등 문제작들에 연이어 출연했다.

60, 70년대 군사정권 아래서 보기 힘들었던 이 작품이 최근 DVD로 국내 출시됐다.
영화사에 길이 남는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게 돼 반갑다.

DVD 타이틀은 국내 출시 판본보다 미국 크라이테리온 판본을 적극 추천한다.
국내 출시된 타이틀은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지만 크라이테리온판은 1.66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한다.

특히 크라이테리온판은 촬영감독인 미로슬라프 온드리첵의 감수 아래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서 화질이 국내 타이틀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국내판의 유일한 장점은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는 것.

음향은 국내판은 돌비디지털 2.0, 크라이테리온판은 모노를 지원한다.
부록은 국내판은 전무하며, 크라이테리온판은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만큼 영화사가 데이비드 로빈슨의 음성해설, 출연진의 에피소드와 인터뷰, 리차드 앤더슨의 단편 등이 들어 있다.
특히 크라이테리온판은 30페이지짜리 컬러 북클릿이 함께 들어 있다.

<파워DVD로 순간포착한 크라이테리온판 타이틀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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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악동 말콤 맥도월이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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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체 게바라와 위대한 인디언 추장 제로니모의 사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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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현실과 상상을 흑백 영상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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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으로 치면 이지메나 마찬가지인 약한 학생 괴롭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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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을 맡은 크리스틴 누난. 1945년생인 그는 2003년에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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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의지를 갈망하는 듯한 이 장면은 이 작품보다 한 해 늦게 개봉한 '내일을 향해 쏴라'의 자전거 씬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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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도부나 상급학생의 체벌을 인정하는 것도 군대식 계급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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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벌어지는 군사 훈련은 우리의 교련수업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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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상상인 교장의 아내가 벌거벗고 기숙사를 누비는 모습을 흑백 영상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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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우스운 판타지 장면. 죽은 교목이 서랍 속에서 아이들을 용서한다며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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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이들의 분노는 학교와 기성세대를 향한 전쟁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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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데이비드 셔윈과 존 하울렛의 '크루세이더'이며 제목은 데이비드 에렌슈타인의 'school days'라는 시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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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미로슬라프 온드리첵, 음악은 마크 윌킨슨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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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968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프(DVD)
말콤 맥도웰 출연/린제이 앤더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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