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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그랜토리노 (블루레이)

울프팩 2011. 4. 5. 06:00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없었다면 영화 '그랜토리노'(Grantorino, 2008년)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다.
그만큼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 주연, 제작까지 맡아 모든 것을 뿜어낸, 그를 위한 작품이다.

한국전 참전 용사인 월트(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식들도 정 붙이기 힘든 괴팍한 성격 탓에 혼자 살아가는 노인이다.
그가 정을 쏟는 것은 나이 먹은 리트리버 개 한 마리와 1972년산 자동차인 그랜토리노 뿐이다.

그런 그에게 월남전을 피해 미국으로 온 몽족 식구들이 이웃으로 다가선다.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에 마초인 월트는 그들을 멀리하지만 정 붙이며 다가서는 이웃 덕에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연다.

영화는 그렇게 완고한 고집불통 노인이 이웃집 소년과 정을 나누며 변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어느새 월트는 정겨운 노인으로 변해가지만, 유일하게 달라지지 않는 것이 있다.

그가 옳다고 믿는 것과 그의 친구들을 끝까지 지키려는 신념이다.
영화는 월트가 위기에 처한 친구들과 신념을 위해 꺼내든 마지막 카드를 통해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륜이 배어 있는 훌륭한 연기와 차분한 영상, 그리고 착 가라앉은 재즈 음악이 한 편의 시처럼 흐르는 영화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말끔한 화질을 자랑한다.
깨끗한 색감과 빼어난 샤프니스 덕에 영화보는 맛이 난다.

돌비트루 HD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요란한 서라운드 대신 잔잔하고 푸근한 재즈 선율로 청취 공간을 감싼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미국 사람들의 자동차 사랑 등에 대한 HD 영상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기한 월트는 세월이 멈춰버린 노인이다. 현관에 성조기를 내걸고 미국 자동차만 고집하는 완고한 보수주의자다.
당연히 그는 자유분방하게 바뀌는 세상이 못마땅하다. 그래서 그는 언제나 변하지 않고 그의 곁을 지키는 충직한 개와 72년산 그랜토리노만 좋아한다.
그런 그에게 이웃이 된 몽족은 번잡스럽고 시끄러운 이방인들일 뿐이다. 몽족은 타이 및 미얀마 일부 지역에 사는 소수 민족이다.
편견에 가득찬 월트가 마음의 문을 열고 친구가 되도록 만들어 준 것은 이웃인 몽족 남매들이다. 누나를 연기한 애니 허는 실제 몽족 출신 배우다.
영화는 완고한 노인이 이방인 소년과 우정을 나누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더티 해리'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로 기억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사실 이런 모습이 더 익숙하다. 그런 그가 보여주는 속 깊은 사랑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포드사에서 1972년도에 생산한 그랜토리노는 월트의 마지막 자존심을 상징한다.
이 영화는 음악이 좋다. 영화에 흐르는 재즈 선율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인 재즈 뮤지션 카일 이스트우드의 솜씨다. 카일은 68년생 동갑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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