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데스티네이션4 (블루레이)

무려 5편까지 이어진 미국 공포물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법칙은 단순하다.
죽을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아슬아슬하게 위기의 순간을 모면해도 죽을 운명인 사람은 어떻게든 죽고 만다.
시리즈 첫 편이 나왔을 때에는 이 기막힌 운명의 법칙을 피하려는 사람들의 간절한 몸부림이 사람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5편까지 시리즈가 이어지며 사람들은 더 이상 죽음의 법칙에 긴장하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남는 건 연쇄 죽음의 시초가 되는 사고 발생 장소와 죽는 방법의 문제다.

데이비드 R 엘리스 감독이 만든 '파이널 데스티네이션4'(The Final Destination, 2009년)는 사고 발생의 장소로 자동차 경주장을 골랐다.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200km 가까운 속도로 질주하는 경주용 차들은 그 자체가 폭탄이다.

경주장에서 벌어진 뜻하지 않은 대형사고를 기시감으로 모면한 주인공 일행이 역시 전작들처럼 뜻하지 않은 사고로 목숨을 잃는 내용들이다.
전작들도 죽는 방법이 끔찍했지만 이번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을 거의 고깃덩이처럼 짓이기며 피가 뿜어져 나오는 장면은 끔찍하다.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자동차와 시각적 충격을 더하는 하드고어적인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성공적이다.

미국 흥행에선 전작들보다 나은 기록을 세웠다.
여기에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로 개봉한 덕도 봤다.

폭발과 함께 날아드는 수 많은 못과 사람의 머리를 꿰뚫는 나무조각 등을 입체로 보면 더 끔찍할 것 같다.
하지만 강도를 높이기 위해 만든 사고들은 너무 억지스럽다.

병실 윗층에서 물이 넘치면서 지붕이 무너져 깔리는 장면이나 미장원에서 벌어지는 사건 등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예고하는 사소한 조짐들은 여전히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1080p 풀HD의 2.40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색감은 원색의 강렬함이 잘 살아 있으나 밤 장면 등 일부 장면에서 미세한 디지털 노이즈가 보인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폭발적인 사운드로 확실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마치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강렬한 저음은 위력이 대단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은 2D와 3D 영상이 함께 수록돼 있어 처음 시작할 때 선택하면 된다.
부록으로 비하인드 스토리와 삭제장면, 추가엔딩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사건이 벌어지는 장소는 나스카 자동차 경주장이다.

주연을 맡은 바비 캠포(오른쪽부터), 샨텔 반샌튼, 헤일리 웹, 닉 자노.

폭발한 자동차 엔진이 사람을 덮치는 장면은 18kg의 엔진을 와이어에 달아 실리콘으로 만든 인형을 강타하는 방법으로 촬영. 인형 내부에는 가짜 피와 내장을 넣어 놓았고, 여기에 실제 배우를 촬영해 합성했다.

이 작품은 뾰족한 도구가 많이 등장하는데 3D 효과를 염두에 둔 장치로 보인다.

사람이 철제 울타리에 강하게 충돌하며 울타리 형태대로 몸이 조각나는 장면도 실리콘 인형으로 촬영. 이 장면은 과장이 좀 심하다.

이 작품이 주는 유일한 교훈이라면 사소한 부주의도 조심하라는 것.

하지만 끔찍한 사고와 죽음 자체를 지나치게 오락거리로 만든 점은 문제다.

에스컬레이터에 몸이 짓이겨지는 사고도 가짜 피를 채운 실리콘 모형을 이용해 촬영.

데이비드 R 엘리스 감독은 시리즈 2편도 감독했다.

흔들리는 선풍기, 바닥에 쏟아지는 액체, 부주의하게 방치된 건자재 등 죽음의 징조에 대한 암시들이 보는 사람을 더 긴장하게 만든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 데이비드 R. 엘리스 감독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4 : 블루레이 데이비드 R. 엘리스 감독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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