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마지막 사랑 - 무삭제판

울프팩 2013. 7. 19. 10:28

결혼 10년차 부부에게 찾아오는 권태.
서로 너무나 사랑하지만, 상대에게 익숙하다보니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자극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아프리카 여행을 떠난다.
부부의 여행길에 부잣집 청년이 동행하고, 이상한 모자지간을 만나면서 그들의 여행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 어느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마지막 사랑'(The Sheltering Sky, 1990년)은 거장들이 모여서 만든 작품이다.
인간 내면의 변화에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즐기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지옥의 묵시록'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 등을 찍은 빗토리오 스토라로가 촬영을, 류이치 사카모토가 음악을 맡았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부부의 여정을 좇아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광이다.
모로코의 탕헤르와 사하라 사막, 나이지리아로 이어지는 그림같은 영상들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특히 파란 하늘아래 해바라기밭처럼 황금빛으로 물든 사막과 주황색으로 얼룩진 노을 등 빗토리오 스토라로가 찍은 수려한 영상들은 여행을 떠나고 싶을 만큼 감동적이다.
세 사람이 이루는 긴장관계와 일탈은 극적 재미를 주는 또다른 축이다.

이국타향에서 부부는 열병처럼 펼쳐지는 사건들을 겪으며 극적인 변화를 맞는다.
과연 그들은 그곳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았을까.

베르톨루치 감독은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익숙함에서 오는 비극만큼이나 극적인 사건 또한 해답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이중윤곽선과 링잉이 살짝 나타나고 플리커링이 보인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감독 인터뷰가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영상이 수려한 만큼 국내에 블루레이로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폴 바울스의 자전적 소설이 원작.
원래 제작진은 윌리엄 허트, 멜라니 그리피스, 데니스 퀘이드를 캐스팅하려 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존 말코비치, 데브라 윙거, 캠벨 스콧을 캐스팅했다.
탕헤르 카페 장면에 잠깐 나오는 프랑스 여인은 바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오는 니콜레타 브라스치.
벽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을 잡은 영상이 인상적이다. 부인 역할로 엘런 바킨도 물망에 올랐다.
성적인 묘사에 거리낌이 없는 베르톨루치 감독 답게 헤어누드도 등장.
모로코의 탕헤르는 원작자인 폴 바울스가 1950년대 이후 살고 있는 곳이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항구인 탕헤르는 유럽과 아랍문화가 공존하는 국제도시다.
빗토리오 스토라로의 카메라는 여백을 잘 살려 공간에 깊이와 넓이를 확장시킨다.
1940년 로마에서 태어난 빗토리오 스토라로는 '지옥의 묵시록' '레즈'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았다. 그는 룩스필름 스튜디오 영사기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11세때부터 사진을 배웠다.
부부를 연기한 존 말코비치와 데브라 윙거. 1955년생인 데브라 윙거는 놀이공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다가 심각한 부상을 입어 몇 달간 일시적 실명상태에 놓였다. 이후 배우가 돼 1970년대 TV 시리즈인 '원더우먼'에서 린다 카터의 동생으로 출연했다.
부잣집 도련님 역의 캠벨 스콧은 '패튼대전차군단'에서 패튼 장군을 열연한 조지 C 스콧의 아들이다.
요새는 제작진이 사하라 사막 한 가운데 설치한 세트다. 힘들게 지어서 촬영한 뒤 다시 허물었다.
1982년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영화 '사관과 신사'에 출연하며 유명하게 된 데브라 윙거는 1986년 배우 티모시 허튼과 사랑에 빠져 아들을 낳았고 1990년 이혼했다.
감독은 부인 역을 놓고 아네트 베닝과 한 달 가량 이야기를 했으나 결국 데브라 윙거에게 맡겼다.
1953년생인 존 말코비치는 부모가 고향인 일리노이주 벤튼에서 지역 신문사를 운영했다. 아버지는 크로아티아계이며 어머니는 영국 및 프랑스계이다.
푸른 하늘아래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막이 너무나 아름답다.
1940년 이탈리아 파르마에서 태어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이 작품에서 자연이 주는 오묘한 색의 변화를 제대로 활용했다.
데브라 윙거는 아프리카에 매혹돼 촬영 후에도 한동안 사하라 사막에 머물렀다.
마지막 사랑 (1990)
존 말코비치,티모시 스폴,데브라 윙거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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