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영화

나를 찾아줘

울프팩 2014. 11. 14. 12:57

데이빗 핀처 감독의 영화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년)는 결혼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깨뜨리는 잔혹 스릴러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아름답고 동화같은 사랑스런 결혼을 깨뜨린다는 점에서 잔혹하고, 그 안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핏빛 싸움이 또한 잔혹하다.

 

영화는 한 여인의 실종에서 시작된다.

평소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시작된 어느날, 아내가 감쪽같이 사라진다.

 

살인을 연상케 하는 흔적 속에서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해 노력하던 남편은 뜻밖의 사실들을 발견하다.

여인을 찾기 위해 주변에 머물렀던 사람들은 남편의 놀라운 진실을 찾아낸다.

 

이렇게 두 가지 숨겨진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하나의 강물이 돼서 넘실거리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기본 토대다.

'파이트클럽' '세븐'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과거 작품에서 인간의 내면에 파고들어 사람이 달라지는 과정 속에 펼쳐지는 무서운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핀처 감독의 솜씨가 이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 가는지 모를 만큼 영화는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로 관객의 눈을 사로 잡는다.

끈끈하고 차분한 핀처의 연출이 절반의 성공이라면 나머지는 로자먼드 파이크의 공이다.

 

그저 예쁜 금발 배우로만 알았던 파이크는 이 작품에서 다면성을 가진 여인의 놀라운 연기를 해냈다.

순식간에 달라지는 그의 표정에 따라 영화의 흐름이 크게 휘어지고 달라지는 것을 보면 새삼 그의 연기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결혼의 불완전성에 이어 핀처 감독의 끄집어 낸 또하나의 숨겨진 카드는 바로 하이에나 같은 언론의 잔혹성이다.

보다 보면 언론을 조롱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정도로 비판적인데, 아닌게 아니라 핀처 감독은 인터뷰에서 "남의 불행을 뉴스거리로 여기는 일부 미디어에 대한 반감"을 인정했다.

 

여러가지 다양한 메시지를 차분한 영상 속에 긴장감있게 녹여낸 핀처 감독의 돋보이는 연출력과 더불어 로자먼드 파이크, 벤 애플렉 등 배우들의 능숙한 연기가 조화를 이룬 훌륭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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