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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

울프팩 2015. 2. 19. 15:07

마크 밀러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킹스맨 : 시크릿 에이전트'(Kingsman: The Secret Service, 2015년)는 참으로 유쾌한 영화다.

고전적인 스파이 영화의 서사 구조에 현대적 액션을 가미했다.

 

그만큼 첩보물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본' 시리즈나 '킬 빌' 같은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통쾌함을 선사한다.

이 영화의 묘미는 신화와 고전 영화들의 결합이다.

 

영국인들에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전설인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를 차용한 킹스맨 집단이 펼치는 모험은 곳곳에 유명 영화들과 고전 영화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배치했다.

엄마가 화장실 문을 도끼로 때려부수는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의 유명한 영화 '샤이닝', 각국 정상들의 비상 회의 장면은 역시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악당의 기지 침투 장면은 '007 어나더데이' 등을 흉내냈다.

 

캐릭터도 마찬가지.

양 다리가 무쇠칼인 가젤은 영화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 이빨을 강철로 만든 죠스의 변형처럼 보이고, 언론 재벌을 비꼰 '007 네버다이'처럼 이 작품에서는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글로벌 IT 벤처사업가를 악당으로 내세웠다.

 

이처럼 기존의 다양한 영화의 장면들과 악당들을 흉내내면서도 기저에 깔아 놓은 특유의 블랙유머와 액션이 잔혹 영상마저도 유쾌하게 만든다.

이 같은 스타일은 B급 영화에서 흔히 봤던 코드들이다.

 

하지만 B급 스타일로 찍는다고 무조건 영화가 재미있고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촘촘한 얼개를 갖춘 이야기와 배역에 찰떡 궁합을 이룰 수 있는 배우들이 필요하다.

 

이 영화는 이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섬세한 로맨스물에 자주 등장해 왠지 액션영화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콜린 퍼스는 물론이고 신예 테론 에거튼은 비밀요원 역을 훌륭하게 해냈고, 마이클 케인은 오랜만에 '이탈리안 잡'을 연상케 하는 비밀조직 수장으로 등장했다.

 

이처럼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인물은 바로 매튜 본 감독이다.

그의 작품 중 최고인 '킥 애스'처럼 군더더기없는 연출과 그만의 스타일리시한 영상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었다.

 

새삼 다음 편이 기대되는 영화다.

*play 표시가 있는 사진은 PC에서 play 버튼을 누르면 관련 동영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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