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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쥬라기 월드

울프팩 2015. 6. 13. 10:51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쥬라기공원'은 마이클 클라이튼의 훌륭한 원작에 힘입어 경이로운 세계를 보여줬다.

그때까지 막연하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영화 아니면 실감나게 공룡을 그린 작품이 드물었는데, 이 영화는 마치 동물원에서 보는 동물들처럼 실감나게 공룡을 그렸다.

 

이야기 구성도 뛰어났고 보는 사람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연출도 훌륭했다.

그렇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편과 2편에서 랩터를 공포스런 존재로 부각시키고 티라노 사우루스를 영웅으로 만들며 공룡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그러니 3편 이후 나오는 작품들이 어지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전작들을 뛰어 넘기 힘들다.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의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2015년)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공룡을 소재로 한 테마파크에서 공룡들이 뛰쳐나와 사람들을 습격하는 기본 줄거리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 와중에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일부 인물들의 영웅적 활약까지 전작의 플롯을 쏙 빼닮았다.

 

심지어 게릴라 같은 랩터의 활약과 영웅 공룡의 등장까지 그대로 흉내냈다.

그렇다 보니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쥬라기 공원 시리즈를 꾸준히 봤던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작품이다.

더불어 최초의 쥬라기 공원이 나온 이후 발전한 컴퓨터 그래픽 덕에 리얼한 공룡 조차 신기하게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스케일이다.

바다 속을 누비는 수중공룡 모사사우루스와 익룡이 등장해 육해공을 아우르는 공룡들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유전자 조작으로 강력해진 악당 공룡의 등장 정도가 새로운 요소다.

물론 배우들의 면면이 달라졌다는 점은 당연지사다.

 

그렇다 보니 안스러울 정도로 전작의 아우라에 기대고 있다.

여전히 인젠이 사건의 중심에 서 있고 쥬라기 공원에 등장했던 창업자 동상과 전시관 흔적 등이 간간히 보인다.

 

워낙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2편에서 재미와 긴장을 불어넣을 요소를 모두 쏟아부은 만큼 후속작들이 이를 능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실망스러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더 이상 쥬라기 공원 시리즈로 사골 곰탕 우리듯 울궈먹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보여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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