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멀홀랜드 드라이브(블루레이)

울프팩 2016. 5. 1. 11:48

데이빗 린치 감독은 기괴한 이야기를 이용해 몽환적이고 충격적인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인 '이레이저 헤드' '블루 벨렛' '광란의 사랑'과 '트윈 픽스' 등을 보면 세상에서 보기 힘든 충격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트윈픽스' 분위기가 강한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 2001)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는 현실과 환상 혹은 꿈, 현재와 과거 시점이 마구 뒤섞여 있다.

 

그렇다 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할 수 있는데, 린치 감독은 한 술 더 떠서 해답을 보는 이들에게 맡겼다.

즉, 감독이 정답을 규정하기 보다 각자의 생각대로 해석하는 열린 결말을 지향했다.

 

그런 점이 오히려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동양화의 특기인 여백의 미처럼 보는 사람들이 생각할 여지를 주기도 한다.

어쩌면 이런 부분은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감독의 경력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내용은 두 여인이 겪게 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는 과정을 다뤘다.

이를 통해 할리우드 이면에 도사린 음모와 추악한 뒷거래를 파헤쳤다.

 

또 촛불을 보고 달려드는 나비처럼 스타가 되려는 꿈에 부푼 사람들의 욕망과 질투를 현실과 상상이 혼재된 장면들로 묘사했다.

여기에 1960, 70년대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곡들과 몽환적인 슬픔이 묻어 나는 로이 오비슨의 노래를 새롭게 편곡한 삽입곡들이 영화의 애잔하면서도 비극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다.

 

눈에 띄는 것은 사건을 풀어가는 두 여주인공을 연기한 여배우 나오미 왓츠와 로라 해링이다.

두 배우는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까지 보여주며 극 중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비록 난해하기는 하지만 린치 감독 특유의 환상적인 영상과 구성, 두 여배우의 연기, 음악이 잘 어울린 작품이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고운 입자감이 느껴지는 영상은 약간 뿌연 편이며 윤곽선도 예리한 맛이 떨어진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활용도가 좋다.

다만 약간 날카로운 소리여서 듣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거슬릴 수 있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인터뷰가 섞인 영상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과거 DVD 타이틀에 수록된 부록과 비슷한 영상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당시 유명하지 않았던 나오미 왓츠와 멕시코 출신의 로라 해링이 주연을 맡았다. 린치 감독은 사진을 보고 두 사람을 고른 뒤 오디션을 봤다. 

로라 해링은 오디션을 보러 가던 중 자동차 사고를 당했는데 극 중에서도 차 사고를 당하는 배역을 맡았다.

제목인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LA에서 산타모니카로 향하는 도로 이름이다.

린치 감독은 TV 드라마 시리즈로 이 작품을 기획했다. ABC-TV는 린치 감독의 아이디어를 사서 드라마 시리지를 준비했다. 

린치 감독의 회사인 픽처팩토리는 터치스톤과 함께 촬영을 했으나 편집본을 본 ABC-TV 임원들은 난해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해 드라마 제작이 무산됐다. 이에 린치 감독은 시나리오를 추가하고 일부 장면을 새로 찍어 영화로 만들었다. 

여배우 선정에 압력을 행사하는 영화 제작자로 출연한 인물이 이 영화를 비롯해 린치 감독의 작품 여러 편에서 음악을 담당한 안젤로 바달라멘티다.

여배우 오디션 장면에 등장하는 노래는 코니 스티븐스의 'Sixteen Reasons'이다. 배우로도 활동했던 여가수 코니 스티븐스는 '스타워즈'에서 공주로 나온 캐리 피셔의 아버지 에디 피셔와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오디션 장면에 나오는 또다른 곡은 린다 스콧의 'I've Told Every Little Star'이다. 

스페인어로 침묵이라는 뜻의 '실렌시오' 극장에서 여가수 역의 레베카 델 리오가 무반주로 부르는 노래는 로이 오비슨의 'Crying'을 스페인어로 바꾼 'Llorando'이다. 

린치 감독은 오디션때 청바지를 입고 온 왓츠를 보고 좀 더 육감적인 몸매를 원해서 이를 가꿀 수 있도록 2주의 시간을 줬다. 

원래 이 작품은 TV 시리즈로 기획돼서 등장인물이 아주 많았다. 또 파일럿 성격으로 만들다보니 오프닝만 있고 클로징이 없었는데 이를 영화로 제작하며 바꿨다.

멀홀랜드 드라이브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멀홀랜드 드라이브 (풀슬립 한정판)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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