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블루레이)

피트 닥터 감독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2015년)은 한마디로 아이디어의 승리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기발한 소재를 잡아 적절한 스토리와 함께 탁월하게 시각화했다.

 

내용은 릴리라는 소녀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혼란스러운 감정의 변화를 다룬 작품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기쁨, 슬픔, 분노, 소심, 새침 등 5가지 감정을 캐릭터로 디자인해 이들의 상호작용을 이야기로 풀어냈다.

 

각각의 감정은 저마다 다른 모양과 고유 특성으로 개성 있게 묘사됐다.

기쁨은 반짝이는 별, 분노는 불붙은 붉은 벽돌, 슬픔은 푸른색 눈물방울처럼 모양만 봐도 성격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감정의 상호작용을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만든 점이다.

다섯 가지 감정들은 서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애쓰지만 그 결과는 여러 가지 혼란으로 나타난다.

 

결국 기쁨이 슬픔을 배려하고 다독이는 등 여러 감정이 서로 손을 잡으면서 혼란을 해결한다.

제작진은 이를 통해 기쁨이나 슬픔, 분노 등 어느 한 가지 감정에 치우치는 것보다 여러 감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생각 같아서는 마냥 기쁨 하나로 충만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지만 영화 속에서 기쁨의 고군분투는 결국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

제작진은 감정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커지며 좀 더 성숙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코 이야기로 풀어내기 쉽지 않은 주제를 다양한 캐릭터와 기승전결이 분명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한 점이 돋보인다.

사실상 한편의 심리학 강의 같은 어려운 내용인데 이를 재미있는 모험 이야기로 훌륭하게 엮어 냈다.

 

아마도 아이들에게 사람의 심리상태를 이처럼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하라고 하면 심리학 박사들도 쉽지 않을 것 같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각 감정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이면 묘사다.

 

보통 감정이란 한 가지 속성을 지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난관에 부딪친 기쁨이 느끼는 슬픔이나 분노 등은 결국 다양한 감정의 교류와 혼합을 설명한다.

 

이는 곧 감정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사회 또한 다르지 않다는 메시지를 준다.

타인의 감정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결국은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봐도 여러 가지를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작품이다.

한마디로 재미와 교훈, 학습 효과를 모두 지닌 훌륭한 애니메이션이다.

 

1080p 풀 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우수하다.

디테일이 뛰어나고 화려한 원색이 강렬하게 잘 살아 있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서라운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한다.

부록으로 제작진 인터뷰, 제작과정, 삭제 장면, 화산섬을 소재로 다룬 단편 애니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성장 영화이기도 하다. 자라면서 겪게 되는 인간의 감정을 캐릭터로 묘사했다.

극 중에서 메모리 볼이라고 부르는 감정에 얽힌 기억들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릴리의 집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실제 집을 모델로 그렸다.

픽사 스튜디오의 제작진은 미국 심리학자인 폴 에크먼을 초대해 감정의 변화와 상호작용에 대해 공부했다.

릴리 가족의 저녁 식사 장면은 피트 감독의 경험을 토대로 구성했다. 릴리의 엄마 목소리는 다이안 레인이 맡았다.

제작 초창기 고려됐던 감정캐릭터는 27종이었는데 이를 5개로 줄였다.

피트 감독은 딸이 자라면서 겪는 감정의 혼란을 보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

엠마 스톤은 슬픔의 목소리 배우로 고려됐다. 폭스TV가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방송한 코미디물 '허먼스 헤드'와 소재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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