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노 다케시의 초창기 영화들, '소나티네' '하나비' '그 남자 흉폭하다' 등을 보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다.
전통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서양 애니메이션, 특히 할리우드 애니메이션과 달리 정적인 이미지의 연결이라는 점이다.

 

즉 프레임 내 다양한 움직임의 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마치 정지 사진을 보는 듯한 프레임들이 점프 컷으로 이어진다.
마치 만화책을 옮겨 놓은 듯한 구성이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초창기 폭력영화들도 이런 느낌을 자아낸다.
잔잔하게 흘러가던 이야기 중간에 느닷없이 돌출 화면처럼 급작스럽게 폭력 장면이 이어진다.

 

빤히 상대를 쳐다보다가 느닷없이 총을 뽑아 쏘거나 상대를 공격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나름 시각적 충격을 줄 수 있는 연출과 편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제 5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액션 장면만 그런 게 아니라 이미지의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인서트 컷 또한 이런 식으로 구성된다.

 

중간에 느닷없이 극 중 부상당한 형사가 그린 그림들이 등장한다.
책의 소단락 제목 같은 그림들은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를 암시하는 연상 장치처럼 쓰였다.

 

자연스럽게 그림과 여기 쓰인 색깔들은 영화의 분위기와 방향을 결정짓는 특이한 소품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을 찍기 전 교통사고를 당해 그림에 빠져들게 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녹아든 것으로 생각되는데 뜬금없어 보이기도 한다.

 

내용은 수사 현장에서 범인들을 사살하고 퇴직한 전직 경찰관(기타노 다케시)이 아내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은행을 터는 얘기다.
어쩔 수 없는 개인적 환경 때문에 경찰에서 범죄자가 된 한 사내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간 연출력이 돋보인다.

 

이 작품은 제 5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기타노 다케시는 이 작품에서도 변함없이 감독, 각본, 주연, 편집 등 1인 4역을 했다.

 

특히 주인공을 맡아 세상일에 무심한 듯 심드렁한 표정의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더불어 전작들처럼 조직에 순응하지 못하고 우발적이며 충동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비정한 사내의 느낌을 잘 전달했다.

 

다만 남녀 관계의 사랑이 익어가는 장면은 자연스럽고 세세하지 못하며 쌍방의 감정 교류보다는 어느 한쪽, 주로 남자 쪽에 치우쳤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유는 항상 남자의 시선으로 바라 본 여성에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타노 다케시 같은 무뚝뚝한 남자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장면들은 많이 보이지만 여자의 심정이라면 다르게 보일 수 있는 장면들은 잘 등장하지 않는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오토바이 사고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아마도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여성들의 심리 묘사에 서툴 수도 있고,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관심을 끄는 이야기 구성, 저패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점프 컷 편집, 기타노 다케시 특유의 과감한 폭력 묘사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윤곽선이 두껍고 더러 오래된 필름의 잡티 같은 것들이 보인다.

 

음향은 DTS HD MA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기타노 다케시는 1994년에 오토바이를 타다가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큰 사고를 겪은 뒤 입원해 있는 동안 그림을 그리며 회화에 빠져들게 됐다.

이 작품은 제 54회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배우일 때는 비트 다케시, 연출을 할 때에는 기타노 다케시라는 본명을 쓴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오토바이 사고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구상했다.

하나비는 꽃을 뜻하는 하나와 불이라는 의미의 비를 합쳐 불꽃놀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삶과 죽음을 의미하는 이중적인 뜻으로도 쓰였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영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러티브를 대사에만 의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

극 중 부상당한 형사가 그린 그림은 모두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직접 그렸다.

은행 강도를 모의하는 장면은 로버트 드니로의 '택시 드라이버'를 연상케 한다.

잔혹한 폭력장면과 대비되는 서정적인 장면. 제목이 나타내는 꽃과 불, 삶과 죽음 만큼이나 극명하게 대비되면서 강렬하게 다가오는 장면이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 특유의 블랙 유머. 아내의 운전에 손이 깔린 것을 이런 식으로 나타냈다.

영화 '비밀'에서 엄마를 연기한 기시모토 가요코가 아픈 아내로 출연. 음악은 히사이시 조가 맡았다.

학창시절 야쿠자가 되려고 했던 기타노 다케시는 그만큼 폭력에 익숙하다. 코미디언 시절 출판사에서 난동을 부려 폭력 전과를 갖고 있기도 하다.

기타노 다케시는 기본적으로 먹는 것과 성행위 등 생리적인 것들을 남에게 보여주기 싫어한다. 그래서 작품 속에 성적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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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울프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