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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4K 블루레이)

울프팩 2019. 1. 9. 00:00

조지 루카스 감독이 1970년대에 '스타워즈' 시리즈를 처음 공개했을 때 주인공보다 더 관심을 끈 인물은 한 솔로와 다스베이더였다.

떠돌이 우주 밀수업자인 한 솔로는 자기 잇속만 챙기는 약삭빠른 캐릭터처럼 보였지만 생기는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반란군을 적극 지원하는 등 나름 소신 있는 인물이었다.

 

여기에 마크 해밀이 연기한 루크 스카이워커는 왜소하고 유약해 보이는데 반해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한 솔로는 거칠기는 해도 싸움도 잘하고 남성적이며 반란군에 더 잘 어울렸다.

그만큼 돋보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


해리슨 포드는 스타워즈에서 확실한 캐릭터 구축에 성공하면서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까지 꿰찼다.

따라서 한 솔로는 스타워즈의 수많은 캐릭터 가운데 독립적인 이야기로 만들어도 충분히 성공할 만한 매력적인 캐릭터다.


론 하워드 감독의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Solo: A Star Wars Story, 2018년)는 이 같은 기대에 부응하듯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따로 떨어져 나온 영화다.

제목처럼 한 솔로에 초점을 맞춰 그가 우주의 밀수꾼으로 성장하기 이전 이야기를 다뤘다.


시리즈 전체를 놓고 보면 에피소드 3과 4의 중간쯤에 위치하는 시기다.

에피소드 4는 조지 루카스 감독이 1977년에 처음 공개한 스타워즈 1편이다.


따라서 1편 이전에 프리퀄을 통해 캐릭터의 등장과 배경을 설명한 작품이라고 보면 된다.

내용은 한 솔로가 슬럼가나 다름없는 빈민 행성에서 탈출해 제국 군인이 되었다가 거기서 다시 우주 도적의 한 패가 된 뒤 독립하는 과정을 다뤘다.


이 과정에서 평생 단짝인 추바카를 만나고 한 솔로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밀레니엄 팔콘호도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레아 공주 및 루크 스카이워커와 인연은 아직 시작되기 전이다.


아마도 두 주요 인물과 만남은 후속편에서 전개될 모양이다.

드라마에 강한 론 하워드 감독은 무엇보다 인물들의 관계 설정에 공을 들였다.


한 솔로를 비롯해서 그와 인연을 맺게 되는 캐릭터들 간에 긴밀한 관계, 그리고 각각의 사건으로 치닫게 되는 개연성을 설득력 있게 다뤘다.

이를 통해 배신과 음모, 권력을 향한 욕망, 신의와 정의감 등 캐릭터마다 제각기 다르게 꿈틀거리는 개성을 명확하게 표현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스테레오 타입으로만 치달은 것이 아니라 선과 악의 이중적인 면을 모두 다뤄 인물의 윤기를 더했다.

물론 이처럼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살린 것은 감독의 연출과 더불어 로렌스 캐스단과 아들인 조너던 캐스단이 함께 쓴 각본의 힘도 크다.


로렌스 캐스단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시작을 알린 작품을 쓴 작가다.

당연히 스타워즈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물들이 날줄과 씨줄처럼 얽히는 사연들을 풍성한 에피소드로 구성했다.

더불어 액션 장면도 긴장감 넘치게 잘 구성했다.


특히 우주 화물열차를 터는 장면은 마치 '대열차 강도'나 '역마차' 같은 서부극을 보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연출했다.

여기에 스타워즈 특유의 타이 파이터 등 우주선들과 전투 및 광선 병기를 이용한 전투 등도 다채롭게 꾸몄다.


무엇보다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가 발달해서 우주 전투 장면 등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그러면서 외계행성은 실사 촬영을 통해 압도적인 자연 풍광이 주는 사실감을 그대로 잘 살렸다.


안타까운 것은 영상이 지나치게 어둡게 촬영된 점이다.

이는 감독이 사실적인 영상을 연출하기 위해 의도한 것으로 인물을 따라가는 영화 조명이 아니라 공간 속에 설치된 조명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물이 조명 근처를 벗어나면 그만 어둠에 묻혀버리고 조명에서 벗어난 배경 등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그 바람에 영화 보는 내내 실내 장면이 무척 어둡고 답답하다.


실내 장면뿐 아니라 초반 한 솔로의 행성 도주 장면이나 제국군 보병으로 전투에 참여한 장면 등도 너무 어두워 디테일이 살아나지 않는다.

굳이 이렇게 촬영해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


국내 출시된 이 작품의 4K 타이틀은 4K, 3D, 일반 블루레이, 보너스 디스크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의 영상은 어두운 화면이 감점 요인이 됐다.


너무 어둡게 촬영돼 흑백영화처럼 무채색에 가까운 일부 장면들은 답답하다 못해 디테일을 가려버린다.

4K 타이틀의 음향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전투 장면에서 박력이 부족해 위력이 떨어지는 흠은 있지만 소리의 방향성은 잘 살렸다.

우주선이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이나 광선 무기를 이용한 전투 장면을 보면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부록으로 감독과 출연자들의 대담, 캐스단 부자의 시나리오 작업, 밀레니엄 팔콘호 작업, 코렐리아 탈출 장면 구성, 우주 열차 전투 장면, 추바카 이야기와 포트 입소 술집 장면 구성, 삭제 장면 등이 들어 있다.

모두 한글자막이 수록된 HD 영상들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코렐리아 행성의 우주선 추격 장면은 자동차를 이용해 달리며 촬영한 뒤 ILM에서 디지털 작업을 바퀴를 지우고 일부 수정을 가해 우주선처럼 만들었다.

코렐리아 행성의 모습은 사우샘프턴의 폴리발전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구성.

우디 해럴슨이 베킷 역으로 등장. 코렐리아 행성은 에피소드4의 대화에 등장한다.

우주 화물열차를 터는 장면은 배우들이 블루 스크린 앞에서 와이어에 매달려 연기했다. 감독은 '내일을 향해 쏴라' 같은 서부극을 보며 이 장면을 구성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여러 대의 열차 모형을 만들어 짐벌 위에 올려놓고 움직이며 촬영.

눈 덮인 설산 장면은 돌로미티에서 촬영.

랜도가 처음 등장하는 포트 입소의 술집은 에피소드 4의 칸티나에서 영감을 받았다. 도박 테이블 장면은 도박을 다룬 유럽의 유명한 유화들을 참고했다.

제작진은 '깨어난 포스' 때 만든 팔콘호 세트를 조금 손봐서 내부 장면을 찍었다. 팔콘호 내부는 초기 원작과 로그원, 깨어난 포스 편 등을 참조했다.

올던 애런라이크가 한 솔로를 연기. 그는 '헤일 시저'와 '블루 재스민' '스토커' 등에 출연했다.

'왕좌의 게임'에서 용엄마로 유명한 에밀리아 클라크가 한 솔로의 연인 키라로 등장.

추바카는 핀란드에서 농구선수를 하다가 배우 겸 가수가 된 요나스 수오타모가 연기. 그는 키가 213센티미터라고 한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4Disc 2D 3D UHD Combo Steelbook) : 블루레이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2Disc)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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