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희 감독이 만든 '하얀 정글'(2011년)은 현직 의사가 상업화된 의료계와 의료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고발 다큐멘터리다. 우선 산업의학과 의사인 그가 파헤치는 내용은 충격적이다.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대형병원들이 매일 의사들에게 내왕 환자수와 병상 가동률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필요 여부를 떠나 각종 검사와 고가 의료 장비 이용을 장려한다. 그렇다 보니 돈벌이에 내몰린 일부 대형병원 의사는 환자의 평균 진료시간이 31초에 불과하다. 송 감독은 이처럼 돈벌이에 혈안이 된 의료계를 흰 가운을 입은 맹수들의 전쟁터인 하얀 정글로 묘사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의료 서비스 산업의 확대와 의료 민영화를 거론한다. 송 감독은 의료 민영화를 '살인'으로 본다. 대형병원들은 영리를 위해 돈 버는 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