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의 '처음처럼'이라는 책을 보면 '곡즉전'(曲則全)이라는 글이 있다. '굽이굽이 에돌아가는 길은 더디지만 정다운 길이다. 산천을 벗 삼고 가는 길이다. 생명을 다치게 하지 않는 살림의 질서다.'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에서 와나카를 가다보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와나카는 퀸스타운에서 북쪽으로 70km 남짓 떨어져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인데도 퀸스타운에서 직행 버스를 타면 1시간 10여분 가량 걸린다. 이유는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길을 구불 구불 냈기 때문이다. 방목을 하는 낙농가가 많다 보니 그들의 사유지인 목초지를 보호하려는 또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곡즉전'처럼 생긴 그대로를 지키려는 자연의 미학을 길에서 느낄 수 있다. 와나카는 작은 퀸스타운 같은 마을이다. 퀸스타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