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4/12 8

로비 윌리암스: 라이브 인 탈린(블루레이)

로비 윌리암스의 '라이브 인 탈린'(Live in Tallin, 2013년) 블루레이를 구입한 이유는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배경으로 한 공연이기 때문이다. 이 타이틀은 로비 윌리암스가 2013년 8월20일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에서 펼친 2시간 분량의 공연 실황을 담고 있다. 당시 그는 'Take The Crown' 앨범을 내놓고 유럽 순회 공연을 펼쳤는데, 무려 150만 청중이 관람했다. 그 중에서 7만명이 입장할 수 있는 탈린 송 페스티벌 그라운드에서 가진 탈린 공연은 관중이 가득 들어찰 만큼 성황을 이뤘다. 로비 윌리암스는 이 공연에서 'Sin Sin Sin' 'Better Man' 'Me and My Monkey' 'Candy' 'Feel' 'She's The One', 'Angels' 등 22곡의..

에스토니아의 탈린을 가다

여유있는 일정으로 핀란드 헬싱키를 찾는 사람들은 에스토리나의 탈린을 거쳐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넘어간다. 모두 헬싱키에서 가깝기 때문. 에스토니아는 인구 138만명의 작은 나라로, 중세시대 한자동맹의 일원인 탈린이 무역중심지로 번성했다. 17세기 이후 스웨덴과 러시아의 오랜 지배를 받았고, 러시아 혁명 직후 1918년부터 2년간 전쟁을 치러 독립했다. 하지만 1940년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다시 소비에트연방에 편입됐고, 1991년 소련 붕괴 후 독립했다. 핀란드인들은 된 발음으로 딸린이라고 부르는 탈린은 에스토니아의 수도다. 러시아에서 떨어져나온 에스토니아는 빠르게 서구화해 유럽연합(EU) 뿐 아니라 나토 가맹국이 됐다. 그 바람에 러시아는 에스토니아에 눈독을 들이면서도 함부로 군사적 공세를 취하지 ..

여행 2014.12.27

부러진 화살 (블루레이)

2007년 최고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 교수가 판사를 향해 석궁을 겨눈 희대의 사건이 발생했다. 언론에서 김명호 교수의 석궁사건으로 보도한 내용이다. 사건의 발단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균관대 수학과의 김명호 교수가 성대의 본고사 채점 도중 수학 문제에서 오류를 발견했다. 하지만 같은 수학과 교수들은 동료 교수가 출제한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학교의 명예가 실추된다며 오히려 총장에게 김 교수를 징계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결국 김 교수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아 부교수 승진에서 탈락하고 재임용마저 실패했다. 이에 김 교수는 복직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대한수학회와 고등과학원 등에 문제 오류 여부를 가려달라고 조회했으나 모두 답변을 거절했다. 오히려 해외..

산타의 나라, 핀란드 헬싱키 탐방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는 인천에서 직항인 핀에어를 타면 9시간 걸린다. 여행객들은 주로 낮이 긴 여름에 가고 겨울에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 북쪽인 라플란드 지방으로 간다. 겨울철 헬싱키는 밤이 무려 20시간 가까이 지속돼 돌아다닐 시간이 많지 않다. 오전 9시반쯤 해가 떠서 낮 3시면 해가 진다. 낮에도 대부분 하늘이 흐려, 여간해서는 겨울철에 해 구경 하기 힘들다. 머무는 일주일 동안 한 번도 해를 보지 못했으니, 말 다했다. 물론 깜깜하다고 해서 영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상점들은 저녁 7시정도까지는 문을 열고 식당이나 카페들은 밤 9시, 10시까지 하는 곳도 있다. 공항에서 호텔 중심가까지는 그리 멀지 않아, 자동차로 25~30분 정도 걸린다. 숙소인 래디슨 블루 플라자호텔은 중심가인 에스플라나디..

여행 2014.12.22

끝까지 간다 (블루레이)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2013년)는 신나는 액션게임 같은 영화다. 이 영화는 아무때나 시작해도 간단한 조작만으로 즐길 수 있는 액션게임처럼 이야기의 전후맥락을 거두절미하고 쫓고 쫓기는 추격전에 집중했다. 내용은 어느날 우연히 교통사고를 낸 뒤 시체를 감춘 형사가 자신의 치부를 알고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에게 협박 당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일이 꼬여도 너무 꼬인 주인공의 상황이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내며 이를 통해 보는 사람의 아드레날린이 솟게 만든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시종일관 이선균이 맡고 있는 형사 위주로 흘러간다. 주변 동료 형사들은 거의 곁가지 수준이며, 주인공을 압박하는 악당 조차도 캐릭터 설명이 불충분하다. 이처럼 지나치게 주인공에만 집중하면 영화가 속도감있게 흘러 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