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마샬 감독의 '게이샤의 추억'이 운명에 순응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렸다면 니나가와 미카 감독의 '사쿠란'(2007년)은 정 반대로 운명을 개척하는 강인한 여성이 주인공이다. 에도 시대, 어린 나이에 유곽에 팔려온 소녀가 최고의 게이샤가 되기까지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대단히 감각적이다. 사진작가인 미카 감독 특유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색감이 더 할 수 없이 강렬하다. 온통 인주처럼 묻어나는 강렬한 주홍색이 지배하는 영상은 눈이 부실 정도. 너무나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은 츠치야 안나가 연기한 여주인공 키요하의 성격과 삶을 나타내는 듯 하다. 실제로 키요하는 게이샤로서는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사랑을 찾아 부귀영화를 포기할 줄 아는 주체적 여성이다. 그런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