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희 감독의 데뷔작 '차이나타운'(2015년)은 아주 '쎈' 영화다. 사방팔방 피가 튀는 사채업자들의 장기매매를 다룬 잔인무도한 이야기는 이보다 더한 막장이 없다. 장기매매는 '아저씨'나 '공모자들' 등 익히 우리 영화에 흔하게 등장했던 소재이지만, 이 영화는 그 과정을 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만큼 섬뜩하게 그렸다. 특히 그 중심에 여자들이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범죄 영화에서 여자들은 주로 희생자 아니면 종범이었지만 이 영화에서 여성들은 마치 여왕벌처럼 악의 중심에 서 있다. 무엇보다 관록의 여왕벌과 떠오르는 여왕벌의 녹록찮은 대결을 그럴 듯 하게 묘사한 배우들의 힘이 컸다. 얼굴 가득 주근깨 분장을 하고 짧게 자른 머리를 희끗희끗하게 염색한 김혜수는 마치 '대부'의 말론 브란도처럼 이전 영화들과 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