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5/06 7

씬시티2 (블루레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만든 '씬시티'(http://wolfpack.tistory.com/entry/씬시티)는 프랭크 밀러의 원작인 그래픽노블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해 각광을 받았다. 흑백의 강렬한 영상은 마치 그래픽 노블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였다. 9년 만에 나온 '씬시티2: 다크히어로의 부활'(Sin City: A dame to kill for, 2014년)은 여전히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영상이 잘 살아 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은 원작자인 프랭크 밀러를 공동 감독으로 끌어 들여 원작에 실린 두 편의 이야기 외에 영화를 위해 두 편의 이야기를 추가해 총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했다. 전작에서 인기를 끈 마브(미키 루크), 낸시(제시카 알바) 등의 캐릭터가 등장하며 새로운 얼굴로 조니(조셉 ..

영웅본색2 (블루레이)

서극과 오우삼은 '영웅본색'의 성공에 힘입어 속편을 만든다. 전편처럼 서극이 제작하고 오우삼이 감독을 맡은 '영웅본색2'(1987년)는 황당하고 빈약한 줄거리를 피가 철철 흘러 넘치는 폭력으로 메운다. 제작진은 전편에서 크게 인기를 끈 주윤발의 부재를 아쉬워해 전편 말미에 죽은 주윤발을 쌍둥이 동생이라는 황당한 설정으로 부활시킨다. 되살아난 주윤발을 중심으로 전편의 주인공 적룡과 장국영이 다시 뭉쳐 과거의 동지를 배신한 적의 소굴로 쳐들어 간다. 세 명의 안티 히어로들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적들을 향해 무수한 총알 세례를 퍼붓는 것도 부족해 수류탄까지 집어 던지며 전쟁을 치르다시피 한다. 그만큼 전작에 비해 폭력의 스케일이 커졌고 홍콩 뿐 아니라 미국 뉴욕까지 오가며 무대를 넓혔다. 피 칠갑이 된 ..

영웅본색 (블루레이)

비디오테이프가 주름잡던 1980년대는 '영웅본색'의 시대였다. 그 말은 곧 홍콩 느와르의 전성기였다는 뜻이기도 하다. 당시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비디오테이프 대여점에 가면 진열대 한쪽이 제목도 비슷한 홍콩 영화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의리에 죽고 사는 젊은 갱들의 이야기로, 내용과 구성이 비슷했다. 차이는 얼마나 멋있게 싸우고 얼마나 멋있게 죽느냐였다. 그런 폼생폼사의 시대를 열어젖힌 작품이 서극이 제작하고 오우삼이 감독한 '영웅본색'(1986년)이다. 내용은 동료를 배신하고 권력을 잡은 악당 조직 두목을 세 남자가 목숨을 걸고 응징하는 내용이다. 이 작품 이전에 코미디로 일관했던 오우삼 감독은 마치 군무를 보는 듯 느리게 진행되는 슬로 모션 액션과 칼처럼 휘두르는 쌍권총 등 그만의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정립..

레이드 (블루레이)

영화 '옹박'이 태국의 전통 무술 무에타이를 전세계에 알렸다면 가렛 에반스(Gareth Evans) 감독의 '레이드'(The Raid: Redemption, 2011년)는 실랏이라는 낯선 무술을 전세계에 알렸다. 실랏은 인도네시아의 전통 무술로,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이 악당의 소굴로 들어가 혼자서 10여명을 무자비하게 살상할 때 사용한 무술이다. 영국 웨일스 출신인 에반스 감독은 영국에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하자 일본계 인도네시아 인이었던 아내의 주선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실랏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며 실랏을 알게 됐다. 원체 이소룡 이연걸 성룡 등 홍콩 영화 팬이었던 에반스 감독은 물 흐르듯 유연한 실랏의 동작에 매료돼 이를 소재로 다룬 영화를 구상했다. 원래는 이 영화의 속편 격인 '레이드2'..

쥬라기 월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쥬라기공원'은 마이클 클라이튼의 훌륭한 원작에 힘입어 경이로운 세계를 보여줬다. 그때까지 막연하게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영화 아니면 실감나게 공룡을 그린 작품이 드물었는데, 이 영화는 마치 동물원에서 보는 동물들처럼 실감나게 공룡을 그렸다. 이야기 구성도 뛰어났고 보는 사람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연출도 훌륭했다. 그렇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편과 2편에서 랩터를 공포스런 존재로 부각시키고 티라노 사우루스를 영웅으로 만들며 공룡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그러니 3편 이후 나오는 작품들이 어지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전작들을 뛰어 넘기 힘들다.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의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2015년)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탐욕이 ..

영화 201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