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5/09 5

제49회 슈퍼볼 챔피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블루레이)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로 꼽히는 프로 미식축구(NFL)의 백미는 단판 승부로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결승전 슈퍼볼이다. 역대 슈퍼볼 중에서도 올해 2월 3일 애리조나 글렌데일의 유니버시티 오브 피닉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시애틀 시호크스가 맞붙은 제49회 경기는 참으로 극적이었다. 2004년, 2005년 연거푸 슈퍼볼 우승을 차지했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10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다. 2014년 덴버 브롱크스를 43 대 8이라는 엄청난 점수차로 격파했던 시애틀 시호크스는 2연패를 노렸다. 양 팀 공격의 핵인 쿼터백은 막강한 스타들이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은 4회 우승을 노리는 백전노장 톰 브래디, 시애틀 시호크스의 쿼터백은 이제 3년 차이지만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무서..

사도

이준익 감독의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한(恨)과 정(情)이다. 원망과 분노가 응어리진 것이 한이라면 끈끈한 정서적 유대와 따뜻한 인간애가 버무려진 것이 곧 정이다. 우리네 민족 정서이기도 한 한과 정은 그의 영화 속에서 등장인물들 관계 속에 곧잘 표출된다. '왕의 남자'에서 공길 일행이 빚는 갈등과 '님은 먼 곳에'에서 시어머니 구박 속에 버티던 며느리가 남남 같은 남편을 찾아 월남으로 떠난 것도 기실 따져 보면 한과 정 때문이다. '라디오스타'에서 매니저와 한물 간 스타의 관계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번에 내놓은 '사도'(2015년)도 마찬가지다. 비정한 아비가 된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실을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해 끈끈하게 그려낸..

영화 2015.09.26

공각기동대 S.A.C (블루레이)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만화를 토대로 한 저패니메이션 '공각기동대'가 독특했던 것은 고스트라는 존재다. 2020년대 미래의 인류는 뇌와 육신을 로봇처럼 인공물로 대체한다. 전자두뇌라는 뜻의 전뇌는 디지털 정보를 송신할 수 있게 개량되고, 의체라고 불리는 육신은 로봇 부품처럼 갈아끼울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전뇌와 의체 뿐이라면 로봇과 차이가 없겠지만, 제작진은 여기에 고스트라는 존재를 불어 넣었다. 고스트는 말 그대로 인간의 혼이다. 몸과 두뇌가 기계화 됐어도 정신과 감성, 즉 고유한 사람의 마음만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희노애락을 느끼며 인공 물질로 대체된 두뇌와 몸을 지배한다. 공각기동대는 이처럼 특수한 존재들이 살아가는 미래의 일본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수사하는 공안 9과의 활약을 배경으..

더 위쳐3 : 와일드 헌트(PS4용)

올해 5월 폴란드의 게임개발업체인 CD프로젝트 레드스튜디오가 플레이스테이션4(PS4) 및 엑스박스원, PC용으로 만든 역할분담형게임(RPG) '더 위쳐3 : 와일드 헌트'(The Witcher 3 : Wild Hunt)는 중독성이 대단히 강한 걸작 게임이다. 3편의 시리즈로 구성된 이 게임은 폴란드 작가 안제이 사프코프스키가 쓴 판타지 소설 '위처'를 토대로 만들었다. 국내에도 번역 출간된 위처는 중세 시대 돈을 받고 괴물 등을 퇴치해 주는 떠돌이 무사를 주인공으로 한다. 토막 토막 끊어지는 단편 소설인데, 이를 게임제작사에서 하나로 이어지는 긴 이야기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원작 소설에 없는 캐릭터나 이야기가 추가되기도 했다. 대하 소설처럼 3편의 게임이 장대하게 이어지지만 1, 2편을 해보지 않았어..

메모장 2015.09.13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 & 튈르리 공원

오페라 가르니에(Opera Garnier)는 파리에 머무는 동안 묵었던 호텔이 근처여서 가장 자주 본 건물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곳은 2,200석 규모의 오페라 전문 극장으로, 오페라 공연을 위한 복잡한 무대장치와 호화로운 연회홀 등을 갖추고 오페라와 발레 등을 주로 공연했다. [오페라 가르니에의 발코니 방면] 이 건물이 얼마나 대단한 지 보려면 오르세 미술관을 가보면 된다. 거기에 복잡 다단한 내부 단면 모혐이 전시돼 있다. 오페라, 발레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이 곳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바로 가스통 루르의 유명한 소설 '오페라의 유령'과 이를 토대로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과 영화의 배경이 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3세 시절, 파리 개조 계획이 추진되며 건설된 이 곳은 ..

여행 201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