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에 자리잡은 어느 조용한 시골 마을에 잇따라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살인이 벌어진 장소들은 바닥, 벽, 천장 할 것 없이 온통 피가 튀어 피칠갑이고, 난자당한 시체들 속에 온 몸이 부스럼으로 덮힌 용의자가 눈을 까뒤집은 채 넋이 나가 있다. 이쯤되면 시작부터 섬뜩한 기운이 보는 이를 휘감아 으스스한 기분에 빠지게 만든다. 이때부터 나홍진 감독과 관객들의 복잡한 두뇌 게임이 시작된다.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년)은 스릴러와 한국판 오컬트 영화라는 외피를 두른 복잡한 심리 영화다. 중심 축은 연쇄 살인범을 쫓는 경찰들과 용의자간에 숨바꼭질하듯 벌어지는 추격전이다. 하지만 데뷔작인 '추격자'나 전작인 '황해'처럼 숨막히는 액션이 가미된 추격전은 아니다. 물론 산 속을 누비는 추격장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