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와 '4월이야기'로 이와이 슌지 감독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언두'(Undo, 1994년)는 참으로 낯설고 불편한 작품일 수 있다. 이 작품은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피크닉' 과 함께 상실, 죽음, 허무 등 세상의 어두운 이야기를 하는 '검은 이와이' 계열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첫 번째 극장용 영화인 이 작품은 내용이 독특하다. 강박성 속박증후군에 걸린 여인과 이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실제로 그런 병이 있는 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묘사한 강박성 속박증후군은 끊임없이 모든 대상을 끈으로 묶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이다. 여주인공은 각종 사물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생명체와 비누방울까지 묶으려 든다. 영화 속에서 의사는 이를 사랑을 갈구하는 병이라고 진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