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18/05 9

머니볼 (블루레이)

머니볼이란 적은 비용을 들여 높은 효율을 올리는 경영기법을 말한다. 한마디로 저비용 고효율을 의미하는 경영학 용어 같은 이 말의 원래 미국 프로야구(MLB)에서 나왔다. 만년 꼴찌팀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팀을 효율적 선수 관리를 통해 미 프로야구 사상 흔치 않은 20연승 기록을 달성하며 위력적인 팀으로 바꿔놓은 빌리 빈 단장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몸값 높은 홈런 타자보다 안타가 됐든 고의사구가 됐든 몸에 맞는 볼이 됐든 1루까지 나가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중점적으로 선발했다. 그 선수가 무명이든 신인이든 가리지 않았다. 이를 위해 그는 출루율을 도입했다. 그리고 야구 전문가가 아닌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신참이 뽑은 숫자를 경영진에게 들이댔다. 그때부터 빌리 빈 단장은 승리를 위해 무조건 몸값..

쥬라기 월드(4K 블루레이)

작가 마이클 클라이튼이 쓴 소설 '쥬라기 공원'은 과학이 잘못 쓰였을 때 어떤 재앙을 가져올 수 있을지 여실히 보여준 작품이다. 유전공학을 이용해 만든 공룡들이 사람들을 습격하면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통해 당시 민감한 이슈가 됐던 유전공학의 악용 사례를 제시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를 '쥬라기 공원' 시리즈로 훌륭하게 시각화했다. 애니메트로닉스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창조한 공룡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영화 속을 누비며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의 '쥬라기 월드'(Jurassic World, 2015년)는 그렇게 3편의 시리즈를 거듭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전작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디즈니 월드를 연상케 하는 공룡 테마파크는 공원..

무뢰한 (블루레이)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2014년)은 하드보일드 멜로를 표방한 영화다. 도대체 하드보일드 멜로가 무엇일까. 이전 작품들에서도 사례를 들어보지 못한 이 장르에 대해 제작진은 "하드보일드 안에 들어 있는 멜로"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주먹질과 피가 난무하는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멜로 이야기라는 뜻이다. 풀어보면 새로울 것도 없고 예전 작품들에서 숱하게 접한 이야기들인데 이를 굳이 새로운 장르인양 포장한 이유를 모르겠다. 그만큼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했다는 뜻일까. 영화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 내용은 형사가 살인범을 쫓으면서 살인범의 애인과 뜻하지 않게 연정을 품게 되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서 특별한 반전이 보이지 않는다. 결말까지 이르는 과정에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감정 변화..

쥬라기 공원(4K)

공룡을 다룬 작품은 과거에도 많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공원'(Jurassic Park, 1993년)만큼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도 없다. 컴퓨터그래픽이 가미되긴 했지만 마지막 애니매트로닉 작품인 이 영화의 공룡들은 마치 동물 다큐멘터리 속에 살아 있는 짐승을 보는 것 처럼 자연스럽다. 실감나는 영상과 우렁찬 음향 덕분에 이 영화는 SF 액션물인데도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 처럼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이 영화의 성공 덕분에 비슷한 류의 공룡영화와 다큐멘터리들이 줄줄이 등장했고, 완구 캐릭터 의류 게임 등 공룡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그만큼 이 영화는 볼거리와 더불어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물론 마이크 크라이튼의 원작 소설이 훌륭했지만 이를 영상으로 승화시킨 스티븐 스필버..

그리스 (4K 블루레이)

디스코 붐이 한창 불던 1970년대 말, 존 트라볼타의 인기는 대단했다. '토요일 밤의 열기' '그리스' 등 그가 주연한 뮤지컬 영화들이 연달아 히트하며 일약 그를 스타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그 중 랜달 클레이저 감독의 영화 '그리스'(Grease, 1978년)는 '토요일 밤의 열기'로 인기를 끈 존 트라볼타가 당대 최고의 팝스타 올리비아 뉴튼존과 나란히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남녀 고등학생들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고교 시절을 아름답게 마감한다는 전형적인 하이틴물이다. 그러나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뛰어넘는 것은 재기 발랄한 영상과 70년대를 수놓았던 화려한 디스코 음악들이다. 특히 비지스의 멤버 배리 깁이 작곡한 주제가 'Grease',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이 호흡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