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22/12 8

펄프픽션(4K)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영화 '펄프픽션'(Pulp Fiction, 1994년)은 처음 봤을 때 참으로 놀라운 영화였다. 여러 개의 다양한 이야기가 옴니버스처럼 한 영화 안에서 펼쳐지지만 결국 유기적으로 맞물려 하나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마치 여러 개의 물줄기가 거대한 강에서 만나는 것처럼 어수선한 이야기들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 도도한 이야기의 흐름을 빚어낸다. 오랫동안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썼다는 타란티노 감독의 재기가 빛나는 탁월한 수작이다. 영화는 갱단 두목 월레스(빙 라메스 Ving Rhames)와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면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네 일상이 여러 사람과 얽힌 것처럼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삶도 그러하다. 그래서 부하들이 잃어버린 돈가방을 찾아오는 ..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블루레이)

매튜 본(Matthew Vaughn) 감독의 '킹스 맨 퍼스트 에이전트'(The King's Man, 2020년)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을 잇는 세 번째 작품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연출뿐 아니라 각본을 쓰고 제작까지 참여한 본 감독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킹스맨의 탄생을 그린 프리퀄을 만들었다. 1910년대 세계 전쟁을 일으켜 세상을 뒤집어 엎으려는 악당들의 음모를 영국이 비밀 정보 조직 킹스맨을 결성해 막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 킹스맨은 비밀 결사에 가깝다. 단순히 정보만 캐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사격과 무술 실력을 갖춘 용사들이 적진에 침투해 악당 처치에 나선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의 젊은 신예 못지않은 노련한 용사 옥스퍼드 공작(랄프 파인즈 Ralph F..

레슬러

김대웅 감독의 '레슬러'(2017년)는 우연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짧은 동영상이 재미있어서 뒤늦게 찾아보게 됐다. 내용은 아들 성웅(김민재)을 혼자 키우는 아버지 귀보(유해진)가 아들과 갈등을 빚으며 벌어지는 일들을 다뤘다. 귀보의 꿈은 아들 성웅이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따서 레슬러로서 못다 이룬 자신의 꿈을 이뤄주는 것이다. 그런데 성웅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 가영(이성경)이 귀보를 짝사랑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그 바람에 성웅은 아버지 귀보에게 반발하며 비뚫어지는 바람에 부자간에 갈등이 깊어진다. 귀보는 부자지간은 물론이고 가영과 관계도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각본을 쓴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부자간 관계에 초점을 맞춘 휴먼 드라마를 지향하면서 자잘한 웃음으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