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여행 136

부산 기장의 아난티 힐튼

부산 해운대에서 택시를 타고 달맞이 고개를 넘어 달려가면 기장이 나온다. 그 안쪽에 아난티 힐튼 호텔이 있다. 호텔까지 가는 길은 롯데 땅이었다. 주변에 대규모 롯데쇼핑단지가 있고 2022년 3월 롯데월드 어드벤처도 개장했다. 이케아도 들어선 이 일대는 마치 미국 쇼핑단지 같다. 넓은 땅에 대규모 단지가 낮게 깔려 있어 영락없이 미국 아웃렛 단지를 연상케 한다. 부산 기장읍 기장해안로에 위치한 아난티 힐튼은 아난티 그룹이 힐튼과 손잡고 운영하는 호텔이다. 바로 바닷가에 붙어 있고 바닷가 전망이 예술이다. 부산 아난티 힐튼은 '아난티 코브'라고 불린다. 주차장에서 로비로 들어가는 곳이 마치 동굴처럼 둥글게 만든 복도를 지나기 때문이다. 객실은 2,3층에 일반 스탠더드, 4~8층에 프리미엄 룸이 있다. 방 ..

여행 2023.03.05

해운대 신라스테이

부산 감천문화마을을 둘러본 뒤 택시를 타고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송도로 내려갔다. 송도 해수욕장은 1913년 일제강점기 시절 대한민국 최초로 문을 연 공설 해수욕장이다. 이곳에 1964년 해상 케이블카가 설치됐다. 1960, 70년대 송도가 신혼 여행지로 인기를 끌면서 덩달아 케이블카를 타는 사람도 늘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이후 몰려든 인파로 몸살을 앓던 송도는 각종 쓰레기와 오염수가 넘쳐나며 결국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 바람에 케이블카도 적자가 늘면서 1988년 운행이 중단됐고 급기야 2002년 철거됐다. 그러나 부산시가 송도해수욕장을 깨끗하게 재정비하면서 2017년 케이블카를 다시 설치해 운행했다.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km를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1인당 왕복 2만 ..

여행 2023.02.18

삶의 애환이 깃든 부산 감천문화마을

부산 관광의 명소로 떠오른 부산광역시 사하구 감천동에 있는 감천문화마을은 1950년 한국전쟁과 함께 시작됐다. 1945년 30만 명이었던 부산 인구는 피란민들이 몰려들면서 1951년 84만 명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결국 사람들은 살 곳을 찾아 산꼭대기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천마산 옥녀봉 아래 모여 산 것이 지금의 감천마을 효시가 됐다. 시초에는 피란민들과 태극도 신도 4,000여 명이 산비탈에 층층이 판잣집을 짓고 모여 살았다. 태극도는 대순진리회의 모태가 된 종교로 감천2동에 총본부가 있다. 동네 사람들은 예전처럼 태극도라고 부른다. 마을 이름 감천(甘川)은 물이 달고 좋다는 뜻. 얼핏 들으면 신선놀음 같지만 감천의 삶은 그리 여유롭지 않았다. 서양에서는 미국 비벌리힐스나 트윈픽스처럼 전망 좋은 ..

여행 2023.02.10

억새의 섬, 제주

10월 초 중순이면 제주는 억새가 강물처럼 바람에 일렁인다. 오름 등성과 산간 길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 억새들은 몸뚱이를 누이며 바람을 읽는다. 흔히 제주 하면 돌, 바람, 여자가 많아서 삼다도라고 부르지만 가을에는 단연 억새의 섬이다. 억새가 물결을 이루는 10월에 제주를 찾으면 새삼 봄, 여름, 겨울에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연 제주의 새로운 발견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탓인지 제주는 온통 여행객들로 붐볐다. 김포에서 날아오르는 비행기는 만석이었다. 제주공항에 도착하고 나서도 렌터카를 빌리는 사람들이 셔틀을 타기 위해 정류장에 가득 모여 있었다. 그렇게 셔틀을 빌려 타고 제주 중턱의 포도호텔까지 가는 길에도 자동차들이..

여행 2020.10.24

퀘벡시티의 거리들

퀘벡시티는 섬이다. 서울에서 가는 길이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만큼 멀다. 일단 직항이 없다. 토론토까지 에어캐나다를 타고 13시간 날아가서 다시 퀘벡시티로 향하는 국내선을 타고 1시간 50분쯤 가야 한다. 에어캐나다는 생각보다 훌륭했다. 이코노미 좌석이 다른 항공기보다 앞뒤 간격이 약간 넓은 것 같고 한글 더빙을 지원하는 영화들이 여러편 들어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훌륭했다. 쇠고기와 고기죽이 나오는 밥도 그럭저럭 먹을만했으며 중간에 간식으로 컵라면을 줬다. 다만 국내에서 먹던 맵고 칼큰한 컵라면이 아닌 나가사키 짬뽕 같은 컵라면이어서 맛은 그다지 없다. 중간 기착지인 토론토 피어슨 공항은 입국 심사가 까다롭다. 미국과 붙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왜 왔는지, 무엇을 보고 갈 ..

여행 2019.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