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430

스타트렉1-극장판 디렉터스 컷

미국 NBC-TV에서 1966년부터 1968년까지 방영된 TV시리즈 '스타트렉'은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트렉키'라고 불리는 팬들은 시리즈 종영 이후에도 수시로 모임을 갖는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다르게 봤다. TV 시리즈가 끝나고 나서 방송사와 제작사 모두 실패작으로 생각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흑백 TV 시절 '우주 탐험대'라는 제목으로 방영됐으나 미국만큼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그런 작품이 다시 영화로 등장한 것은 '스타워즈' 때문이었다. 1975년 스타워즈가 나오기 전 NBC는 파라마운트와 영화 제작을 계약했으나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1977년 스타워즈가 개봉하면서 큰 인기를 끌자 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로버트 와이즈(Robert Wise)가 감독을 맡았고 윌리엄 샤트너(..

들개(블루레이)

김정훈 감독의 독립 영화인 '들개'(2013년)는 독특한 소재의 작품이다. 유나바머로 알려진 폭탄 테러범 시어도어 카진스키처럼 사제 폭탄을 만드는 사람을 다뤘다. 대학원생 정구(변요한)는 분노가 쌓일 때마다 사제 폭탄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폭탄을 익명으로 모집한 집행자들을 시켜 여기저기서 터뜨린다. 우연히 대학에서 정구를 만나 집행자가 된 효민(박정민)은 사제 폭탄 터뜨리는 재미에 정구보다 더 파괴적으로 변해간다. 급기야 효민은 어느 정도 선을 지키려는 정구를 압박해 살인적인 폭탄 테러에 동참하게 만든다. 더 이상 사제 폭탄을 만들고 싶지 않은 정구는 스스로 멈추기 위해 자신이 폭탄 테러범으로 만든 효민과 부딪치게 된다. 좀처럼 보기 드문 소재의 이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배어 있다. 감독은 주체..

레드 소냐(블루레이)

리처드 플레이셔(Richard Fleischer) 감독의 '레드 소냐'(Red Sonja, 1985년)는 아널드 슈워제네거(Arnold Schwarzenegger) 때문에 관심을 끈 영화다. 사람들은 주연을 맡은 유럽에서 온 무명의 여배우보다 '코난' 시리즈와 '터미네이터'에서 남다른 근육을 과시하며 이름을 알린 아널드 슈워제네거에 더 관심이 많았다. 제작사도 주연인 브리지트 닐슨(Brigitte Nielsen)보다 슈워제네거의 인기에 더 큰 기대를 걸었다. 특히 슈워제네거를 유명하게 만든 코난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오고 싶었으나 판권 문제로 실패했다. 그래서 슈워제네거는 이 작품에서 코난 대신 로드 칼리도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등장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슈워제네거의 극 중 배역을 코난으로 생각했다. 콩떡같..

킬러의 보디가드2 킬러의 와이프(블루레이)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등장한 패트릭 휴즈(Patrick Hughes) 감독의 '킬러의 보디가드2 킬러의 와이프(Hitman's Bodyguard 2, 2021년)는 전편에 비해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킬러 다리우스(새뮤얼 잭슨 Samuel Jackson)의 아내 소니아(셀마 헤이엑 Salma Hayek)가 사설 경호원 마이클(라이언 레이놀즈 Ryan Reynolds)에게 납치된 다리우스의 구출 작전을 의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다리우스를 납치한 악당은 그리스의 부활을 꿈꾸며 유럽을 파괴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악당 파파도풀로스(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다. 여기에 경호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마이클의 아버지(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82년생 김지영(블루레이)

2016년 출간된 조남주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페미니즘 논란을 부른 작품이다. 한 여성의 30여 년 삶을 조망한 이 작품은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뤘는데 이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일었다.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현실의 반영이라고 옹호한 반면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쪽에서는 지나친 과장이자 피해의식의 확대로 봤다. 이를 원작으로 한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2019년) 또한 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원작을 둘러싼 논쟁이 그대로 전이돼 개봉 전부터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과연 페미니즘 논란이 일만한 작품인지 의문이 든다. 영화의 소재 자체가 성평등의 한계를 지적할 만한 사회 구조적 문제보다는 한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