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결투(블루레이)

울프팩 2018. 7. 7. 00:00

스티븐 스필버그가 24세때인 1971년에 만든 '결투'(Duel, 1971년)는 그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걸작이다.
당시 무명이었던 그는 어느날 플레이보이지에 실린 리처드 매터슨의 단편소설을 보고 영화로 만들 결심을 했다.

그렇지만 이름없는 신인 감독에게 작품을 선뜻 맡길 제작사는 없다.
결국 그는 어렵게 유니버셜과 TV 영화용 작품계약을 맺었다.

제작비와 일정에 쫓기던 그는 12일만에 작품을 완성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빨리 만든 만큼 엉성할 줄 알았으나 너무나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그 뒤 제작자들은 스필버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 작품이 없었다면 스필버그는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스필버그가 히치콕 감독에게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이 작품은 쫓고 쫓기는 자동차 추격전을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쫓는 자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는 점에 착안한 스필버그는 끝까지 추적자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관객을 긴장속으로 몰아넣는다.

무엇보다 공포를 통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다룬 점이 성공의 비결이다.

 

안타깝게도 이 작품의 블루레이 타이틀은 아직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블루레이 타이틀이 나왔지만 한글자막이 들어있지 않다.

 

블루레이 타이틀이 과거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화면비율이다.

과거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은 TV용 영화인 만큼 4 대 3 화면비를 갖고 있는데,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일반 극영화처럼 1080p 풀 HD의 1.85 대 1 와이드스크린 화면비다.

 

화질은 40여년전 작품인 만큼 좋지는 않다.

윤곽선도 두텁고 디더링이 두드러진 편.

 

하지만 DVD 타이틀보다는 화면도 더 밝아지고 디테일이 훨씬 좋다.

오래된 작품에서 나타날 수 있는 필름 잡티는 전혀 없고 색감도 자연스럽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잘 돼 있어서 자연스러운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리어 채널에서 압도하며 달려드는 트럭의 엔진 굉음이 일품이다.

 

부록으로 스필버그 감독 인터뷰, 스필버그와 스몰 스크린, 리처드 매터슨의 원작 설명, 갤러리와 예고편 등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스필버그 감독의 조수였던 노나 타이슨이 원작 소설을 찾아냈다. 원작 소설을 쓴 리처드 매터슨은 TV 시리즈 '환상특급'의 여러 에피소드들을 썼다.
데니스 위버가 주인공을 맡았다. 제작사에서 그를 주연으로 추천했다. 감독고 그의 팬이었다.
빨간 자동차는 스필버그 감독이 원했다. 노랗거나 갈색 황무지에서 자동차가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 작품을 13일만에 찍었다.
제작사에서는 무명인 스필버그 감독이 미덥지 못해 야외 촬영을 다른 감독에게 맡기려고 했다. 그러나 스필버그 감독이 고집을 부려 야외 촬영을 감행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촬영 장소와 길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약도처럼 그렸다. 부감샷으로 전체 촬영장을 내려다 본듯한 약도여서 촬영 분위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트럭은 스필버그 감독이 선택했다. 7종의 후보 차량 가운데 가장 오래된 트럭을 골랐다.
제작진은 달리는 차량 촬영을 위해 팻 휴스티스가 영화 '블리트' 촬영때 고안한 촬영용 차량을 섭외했다. 이를 이용하면 달리는 차량을 도로바닥에서 위로 쳐다보며 찍을 수 있다. 철도 앞에서 트럭이 미는 장면은 극장용으로 추가 촬영했다.
일부 장면은 데니스 위버가 직접 운전했고 대부분 장면은 스턴트맨들이 운전을 맡았다.
삐딱하게 기운 사선 앵글이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스필버그 감독은 극장 상영용으로 일부 장면을 추가 촬영해 분량을 TV용 74분에서 90분으로 늘렸다.
트럭에 붙어 있는 다양한 번호판은 트럭이 해치운 다른 차량의 번호판들이다. 스필버그 감독은 트럭에 기름때를 묻히고 그릴에 벌레를 붙이는 등 더러운 자국들을 만들어 넣었다.
촬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처 팜데일시 외곽의 펄블로섬과 솔다드 캐년에서 했다.
원작자 리처드 매터슨은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날 작품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당시 그는 친구와 골프를 치다가 암살소식을 듣고 귀가하던중 좁은 길에서 큰 트럭이 쫓아오며 위협하는 일을 겪었다. 그는 이를 빠르게 편지봉투에 적어 놓았다가 나중에 소설로 썼다.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 '죠스'에서 상어가 폭발하고 잔해가 가라앉을때 나는 공룡울음소리같은 효과음을 트럭이 굴러 떨어질때 효과음으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