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

울프팩 2005. 3. 20. 12:18

로제 바딤(Roger Vadim) 감독의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 1956년)는 BB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브리짓드 바르도(Brigitte Bardot)를 전 세계에 알린 화제작이다.
당시 바딤 감독의 부인이었던 바르도는 연기와 대사 처리가 서툴렀지만 뇌쇄적 몸짓으로 MM(마릴린 먼로), CC(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함께 세계의 섹스 심벌로 떠올랐다.

바딤이 대본을 쓴 영화 내용은 단순하다.
남자들과 염문을 뿌리던 프랑스 시골 마을의 바람둥이 처녀가 결혼을 하는데, 격정을 감추지 못하고 남편의 형과 잠자리를 함께 한 뒤 방황하다가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는 내용이다.

별 것 없는 내용을 바딤은 특유의 영상과 바르도의 섹시미로 채웠다.
이 작품에서 선보인 바딤의 독특한 영상은 뒷날 '바바렐라' '보디게임' 등 그의 B급 영화에서 되풀이됐다.

이 작품은 몇몇 나라에서 불륜, 그것도 집안사람과 몸을 섞는 게 문제가 돼 상영금지됐다.
바딤 감독은 1980년대 들어 레베카 드 모네이를 기용해 이 작품을 같은 제목으로 리메이크했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50년 전 작품인 만큼 세월의 흔적이 영상 곳곳에 묻어난다.
흔히 '비가 온다'고 표현하는 세로줄도 나타나고 잡티와 얼룩이 보인다.

그러나 의외로 색감은 강렬하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을 지원한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오프닝에서 브리짓드 바르도는 당시로서 파격적인 전라 연기를 선보였다.
바딤 감독은 거울을 이용해 훔쳐보는 듯한 영상을 자주 선보였다. 이런 영상은 관음증 환자의 시선처럼 관객의 은밀한 욕구를 자극하는 효과가 있다.
바딤은 여성의 전신을 교묘하게 이용할 줄 알았다. 특히 그가 즐겨 다룬 눕거나 엎드린 여성의 가로 이미지는 이후 B급 성애영화의 기본이 됐다.
BB의 이미지를 빼고 나면 이 작품은 남는 게 없다. BB는 1934년생으로 당시 22세였다. 그는 1973년 은퇴할 때까지 영화 48편에 출연했다. 은퇴 후 소피아 로렌과 동물보호협회 일을 했다. 우리에게 개고기를 먹는 야만국이라고 비난해 유명하다.
시아주버니를 유혹하는 BB. BB는 15세 때 바딤 감독을 만나 만 18세 때 그와 결혼했다.
막판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BB의 육감적 춤은 실제로 그가 췄다. 그는 7세 때부터 발레를 배워 지중해 유람선 등에서 공연을 하며 이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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