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그린마일(4K)

울프팩 2022. 3. 9. 14:55

프랭크 다라본트(Frank Darabont) 감독은 본인 말마따나 감옥 영화 전문이다.
그가 메가폰을 잡은 '그린마일'(The Green Mile, 1999년)은 '쇼생크 탈출'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전작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원작은 전작과 동일한 스티븐 킹(Stephen King)의 소설이다.
살인 혐의로 사형 판결을 받은 흑인 죄수가 감옥 안에서 믿기지 않는 이적을 일으키는 놀라운 이야기를 다뤘다.

우선 이 작품은 줄거리가 재미있다.
무려 3시간의 상영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만큼 신비롭고 놀라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여기에 톰 행크스(Tom Hanks), 마이클 던칸(Michael Clarke Duncan), 데이비드 모스, 제임스 크롬웰, 샘 록웰, 베리 페퍼 등 쟁쟁한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가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더불어 '쇼생크 탈출'처럼 차분하면서도 서정적인 다라본트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뒤를 받쳤다.

영화를 보다 보면 사형제에 대한 진한 회의가 든다.
특히 전기의자에 앉은 사형수가 자기 최면을 걸듯 "여기는 천국이야"라고 읊조리는 장면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마지막 사형 장면은 영화에 등장한 사형 장면 중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이다.
"주님의 기적을 죽인 죄"로 자책하는 교도관 폴(톰 행크스)의 모습에 십분 공감하게 된다.

그런 점을 보면 스티븐 킹은 참 불가사의한 작가다.
'샤이닝' '미저리' '캐리' 같은 끔찍한 작품과 '쇼생크 탈출' '그린마일' 등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을 보면 미추(美醜)는 하나라더니, 공포와 감동도 하나로 통하나 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콘트라스트의 대비가 선명하고 깊이있는 색감이 돋보인다.
다만 중경, 원경의 샤프니스가 좀 떨어지지만 클로즈업의 디테일이 발군이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를 들려준다.
하지만 다른 타이틀의 돌비 애트모스 포맷에 비하면 음향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다라본트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스크린 테스트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과거 2장으로 출시된 DVD 부록이 모두 포함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제목인 그린마일은 사형수가 형장까지 걸어가는 초록색 복도다. 초록색 바닥은 리놀륨이다. 촬영 중 색깔이 바래 몇 번씩 페인트 칠을 다시 했다.
감옥 내부는 LA 새뮤얼 골드윈 스튜디오에 만든 세트다.
교도소 건물은 테네시 내쉬빌 근처 폐감옥이다. 감독이 '쇼생크 탈출' 촬영차 헌팅을 다니다 발견했다. '쇼생크 탈출'은 오하이오에서 찍었다.
초반 등장하는 양로원 건물은 블루릿지 마운틴 국립공원 내 어느 부자의 집이었다.
야외 촬영 대부분은 테네시주 내쉬빌 근처에서 찍었다.
신비한 사형수를 연기한 마이클 던컨의 키는 195cm. 소설처럼 2m 20cm로 보이게 하기 위해 던컨이 걸어가는 길에 상자를 놓고 그 위에 판자를 덮어 다른 사람보다 높은 곳을 걷게 했다.
마이클 던컨은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 중 가장 적역이었다. 시카고 시청에서 하수도 공사 노무자로 일한 그는 배우로 전업한 뒤 '아마겟돈'에 이어 두 번째 출연한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그만큼 연기를 잘했다.
톰 행크스는 자신의 촬영이 끝났어도 끝까지 남아 던컨이 분위기를 잡고 대사를 할 수 있도록 맞상대가 돼줬다.
던컨이 이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은 브루스 윌리스 덕분이다. '아마겟돈'에 함께 출연한 브루스는 다라본트 감독에게 전화해 던컨을 추천했다. 브루스도 '그린마일' 애독자였다.
입에서 정체모를 물질을 뿜어내는 장면은 ILM에서 작업.
징글스라는 쥐를 찍으려고 24마리의 쥐를 훈련시켜 교대로 사용. 특히 쥐는 3분 간격으로 배설해 사방이 쥐똥 투성이어서 배우들이 애를 먹었다.
훈련시킨 쥐도 실패를 굴릴 수 없다.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제작진은 달리 옆에 실패를 붙인 뒤 달리를 밀고 여기에 앞발을 올려놓은 쥐가 따라가며 마치 실패를 미는 것처럼 찍었다. 나중에 달리는 CG로 지웠다.
사형수가 형장에 끌려가는 최후의 행진, 데드맨 워킹이다. 다라본트 감독의 영화는 부감, 앙각 등 앵글이 다채롭다.
사형장 내부는 모션 컨트롤 카메라로 촬영한 크레인 샷이다.&nbsp; 모션 컨트롤 카메라는 '스타워즈' 촬영을 위해 개발됐다.
전기의자 사형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스럽다. 전기가 과하게 흐르며 사형수에게 불 붙은 사건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이를 찍기 위해 케이블로 손, 다리, 머리를 움직일 수 있는 인형을 만들어 촬영.
감옥 세트는 벽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제작했다. 특히 벽돌을 유리섬유로 만들었다.
던컨이 커 보이도록 야외 장면 등 원경에 키 작은 대역 배우들을 기용했다.
양로원에서 TV로 보던 영화와 사형수가 감상하는 영화는 프레드 아스테어와 진저 로저스가 출연한 1935년 뮤지컬 영화 '톱 햇'이다.
사형수로 출연한 마이클 지터는 2003년 사망했다.
다라본트 감독은 카메라 2대로 찍는 것을 좋아한다. 하나는 클로즈업, 다른 하나는 와이드 샷을 동시에 찍을 수 있기 때문.
영화에서는 살인의 진상을 던컨의 초능력으로 교도관들이 알게 되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교도관이 수사를 통해 밝혀낸다.
엔딩에 나오는 쥐가 사람처럼 옆으로 누운 장면은&nbsp; 마룻바닥을 벽처럼 세운 뒤 상자를 붙여 고정시키고 쥐를 상자 안에 넣어 촬영. 쥐가 사람처럼 옆으로 눕지 못하기 때문에 사용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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