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 : 새벽출정호의 항해 (블루레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보다 '나니아 연대기'를 더 재미있게 본 이유는 동화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른 시리즈들이 어둡고 음험한 어른들의 세계가 투영됐다면 나니아 연대기는 '걸리버 여행기'나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처럼 아이들의 동화같은 세계를 다뤘다.

특히 나니아 연대기의 세상은 평등의 세계다.
결코 사람이 저혼자 잘났다고 독불장군처럼 설치지 않는다.

쥐가 돌격대장이 되고 소는 선원들을 지휘한다.
가장 웃어른은 사자다.

사람과 쥐, 염소, 사자 등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가 존중하는 세상, 그것이 나니아의 세계다.
아마도 원작자인 C.S. 루이스의 기독교적 세계관의 영향으로 보인다.

세 번째 시리즈인 '나니아 연대기 : 새벽출정호의 항해'(The Chronicles of Narnia : The Voyage of The Dawn Treader, 2010년)는 7부작으로 구성된 원작 가운데 3권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주인공 남매가 다시 나니아의 세계로 빨려들어가 캐스피언 왕자와 함께 함선 새벽출정호를 타고 괴물들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내용에서 봐서 알 수 있듯이 전형적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판타지로, 선과 악이 분명한 단선적인 이야기를 통해 자유를 향한 신념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만큼 영화는 각종 괴물과 이상한 세상 등 볼거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을 뿜은 용과 거대한 바다뱀의 대결, 외발족 등 마치 어려서 신기하게 봤던 '신밧드의 모험' 시리즈를 오랜만에 다시 보는 느낌이다.
마이클 앱티드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해 이를 적절하게 묘사했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뛰어나다.
칼끝처럼 예리한 윤곽선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흰 모래 등 색감이 선명하다.

DTS-HD 5.1 채널의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압권이다.
리어에서 끊임없이 울리는 각종 효과음이 영화 속 판타지 세상에 앉아 있는 느낌을 준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CG효과, 삭제 장면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는데 모두 한글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초반 주인공들이 벽에 걸린 액자에서 쏟아진 바닷물에 휩쓸리는 장면은 펌프를 이용해 물을 뿜고 액자 뒷부분을 그린 스크린으로 처리해 작업했다. 아울러 방에 차오르는 물은 방으로 꾸민 세트가 물 탱크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게 만들어 촬영.

거대한 바다뱀과 용의 싸움은 그야말로 디즈니랜드 주제가의 한구절처럼 '꿈과 모험의 나라'다. 바다뱀과 결투 장면은 호주 골드코스트에 위치한 빌리지로드쇼 스튜디오에서 촬영.

인신매매 악당들과 결투를 벌이는 바닷가 마을은 세트다.

원작의 세 번째 이야기인 이 작품은 1952년에 출간됐다.

CG로 만든 사자. 하늘거리는 갈기 묘사 등 디테일이 실물을 보는 것처럼 아주 뛰어나다.

영국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중세 문학을 가르친 C.S 루이스는 J.R.R. 톨킨과 교류하며 판타지 문학을 연구했다.

사자왕 아스란의 목소리는 리암 니슨이 연기.

이 작품은 배를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만큼 새벽출정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판타지 소설인 만큼 복잡하지 않고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만큼 아이들의 잠자리 머리맡에서 읽어주기 좋은 작품이다.

C.S 루이스는 무신론자였으나 나중에 진지한 신학서적을 쓸 만큼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됐다. 사자왕 아스란은 예수의 상징이다.

촬영은 주로 호주의 퀸들랜드에서 했다.

새벽출정호의 항해 장면은 실제 배를 바다에 띄워 촬영한 뒤 그 위에 CG를 입혔다. 촬영은 '퍼블릭 에너미' '히트' '라스트 모히컨' 등을 찍은 단테 스피노티가 담당.

물 위에 뜬 백합은 일부러 만든 조화다. 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점이 '보물섬' 스토리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