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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DVD (Live Arena Di Verona)

울프팩 2006. 2. 20. 19:50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서 사 온 2장짜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DVD는 우연히 발견한 보물이다.
이탈리아 베로나(Verona)의 원형 경기장에서 열린 공연실황을 담은 이 DVD는 널찍한 화면을 제공하는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에 돌비디지털 5.1 음향을 지원한다.

국내와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나온 프랑스판 DVD는 비좁은 4 대 3 화면에 돌비스테레오 음향을 지원할 뿐이어서 화면과 음향 면에서 이탈리아판이 한 수 위다.
거기에 영어 자막까지 지원하므로 한글자막이 들어있는 라이선스 DVD보다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 프랑스 뮤지컬에 대해서는 '레미제라블'을 너무 재미없게 봐서 거부감이 있었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3대 뮤지컬이지만 프랑스에서도 실패했을 정도로 음악이 너무 평이하고 지루했다.

그러나 '노트르담 드 파리'는 한 번 보고 완전히 빠져들 만큼 나를 사로잡았다.
특히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이탈리아 가수 리카르도 코치안테(Riccardo Cocciante)가 작곡한 곡들이 너무 훌륭하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풍성한 선율과 극적인 곡의 전개, 다채로운 음악들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의 뮤지컬이 가사만 바꿔가며 같은 곡을 반복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코치안테의 곡들은 아주 다양했다.

여기에 역동적인 화면은 눈을 즐겁게 만든다.
육중한 무대 장치를 배경으로 애크로바틱, 브레이크 댄스, 재즈 댄스 등 온갖 장르의 춤들이 복합된 격렬한 무용은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결국 2시간 넘는 공연과 부록 디스크까지 모두 보고 나서 다시 프랑스 초연팀의 공연실황을 담은 2장짜리 수입 CD까지 구입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감동의 향연이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압권은 출연진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뒤에서 무용팀이 펼치는 곡예에 가까운 춤이다. 벽을 타고 오르내리며 펼치는 격렬한 댄스는 다른 뮤지컬과 달리 다이내믹하다.
애크로바틱부터 화끈한 헤드스핀이 이어지는 브레이크 댄스까지 춤도 다양하다.
뮤지컬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가 원작이다. 따라서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를 몰라도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이야기의 단초가 되는 아름다운 에스메랄다. 롤라 폰세가 맡았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종 치는 장면. 무려 100kg이 넘는 커다란 종 3개가 무대 위로 드리우고 거기 매달린 무용수들이 온몸으로 종을 흔드는 장면은 놀랍기 그지없다.
비운의 주인공 콰지모도는 지오 디 존노가 맡았다. 화질은 별로 안 좋다. 윤곽선도 선명하지 못하고 색도 번지는 등 거의 비디오테이프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대표곡 'Le Temps Des Cathedrales'와 가슴이 절절하게 저려오는 'Belle'를 좋아한다.

 

'노트르담 드 파리' 이탈리아 베로나 공연 실황 중 'Be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