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추천 DVD / 블루레이

달콤한 인생 (감독판)

울프팩 2005. 8. 5. 13:16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5년)은 누아르를 표방한 액션물이다.
그러나 사나이의 우수가 짙게 깔린 멋이 있는 정통 프랑스 누아르보다는 암흑세계의 조폭들이 풍기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홍콩 누아르에 가깝다.

전작인 '장화, 홍련'처럼 미술과 촬영에 공을 들여 영상이 수려하다.
아울러 달파란, 장영규 등이 참여한 음악도 좋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극장판과 달리 일부 영상이 수정됐다.
김 감독이 좀 더 스피디하고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극장판의 일부 장면을 드러내고 새로운 영상을 집어넣었으며 음악도 더 추가했다.

그렇지만 많은 부분이 바뀐 것이 아니어서 극장판과 큰 차이가 없다.
화질은 아쉬움이 남는다.

윤곽선이 두텁고 원경, 중경은 또렷하지 않다.
색감도 투명하지 못하다.

DTS-ES를 지원하는 음향은 워낙 음량이 커서 평소보다 볼륨을 10%가량 줄이고 봐야 한다.
특히 저음의 베이스가 강조돼 일부 장면은 부밍이 일 수 있다.

인위적 효과음이 강조되기는 했지만 서라운드 효과는 좋은 편이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조폭 두목 강사장(김영철)과 선우(이병헌)의 틀어진 인연에서 시작된다.
인연이 틀어진 까닭은 강사장의 젊은 애인 희수(신민아)를 본 선우의 마음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질투심은 변하지 않는다. 강사장은 말한다. "나이가 들면 인내심이 없어지지." 그래서 선우를 묻어버리기로 한다.
몸에 카메라를 매달고 촬영하는 바디 캠을 이용한 창고 액션은 타오르는 장작불이 어우러져 현란하다. 이 장면은 생생한 액션이 돋보인 김영빈 감독의 '테러리스트'를 보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두 작품 모두 정두홍 무술감독의 솜씨다.
선우가 러시아 무기밀매조직으로부터 총을 입수하면서 느닷없이 홍콩 누아르로 바뀐다.
선우의 총에 맞아 머리가 반쯤 날아간 이 사나이는 오달수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난 인물은 야비한 악당 백사장을 연기한 황정민이다. 그의 느물 느물한 연기는 일품이다.
2.35 대 1 와이드 스크린이 진가를 발휘하는 장면. 마지막 살육전이 벌어지는 장소가 'La Dolce Vita' 즉, 달콤한 인생이라는 바다.
막판 총격전은 영락없는 홍콩 누아르다. 사선으로 기운 앵글이 자주 보인다.
도대체 이 친구는 왜 캐스팅했는지 이유가 궁금한 에릭. 선우에게 죽음을 당한 형의 복수를 위해 총을 든 킬러로 나온다.
너무 아름다운 꿈을 꾼 사내가 눈물을 흘린다.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어 슬펐기 때문이다. 선우에게 희수는 아름다운 꿈이었고, 꿈에서 깨어난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달콤한 인생이었다.

'추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고괴담  (16) 2005.10.05
화양연화  (12) 2005.09.22
씨비스킷  (2) 2005.07.31
하나와 앨리스  (4) 2005.07.23
백야  (17) 2005.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