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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더 이퀄라이저(4K 블루레이)

울프팩 2018. 7. 23. 00:00

안톤 후쿠아 감독의 '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 2014년)는 2012년 자살한 토니 스코트 감독이 만든 영화 '맨 온 파이어'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다.

두 편 모두 덴젤 워싱턴이 주연을 맡았는데, 단순히 배우가 같기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가 안고 있는 분위기가 비슷하다.

 

'맨 온 파이어'는 갱단에게 유괴된 어린 소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고 '더 이퀄라이저'는 소녀를 매춘부로 만든 러시아 갱단을 응징하는 외로운 늑대의 싸움을 그렸다.

둘 다 탁월한 무술 솜씨와 총솜씨를 지닌 주인공이 어린 여주인공을 위해 목숨을 건다는 설정이 닮았다.

 

여기에 '맨 온 파이어'에서는 어린 다코타 패닝이 등장해 열연했는데, 공교롭게 '더 이퀄라이저'에서는 제2의 다코타 패닝 소리를 들은 클로이 모레츠가 어려움을 겪는 소녀로 등장했다.

다만 '맨 온 파이어'가 홍콩 누아르처럼 암울한 분위기 아래 주인공의 비장한 사투를 그렸다면 '더 이퀄라이저'는 그보다 정제되고 깔끔한 분위기 아래 슈퍼맨 같은 주인공의 통괘한 활약에 초점을 맞췄다.

 

그만큼 '맨 온 파이어'는 암울하고 비극적인 엔딩을 보여주는 반면 '더 이퀄라이저'는 깔끔하면서도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하지만 과묵한 주인공이 탁월한 싸움 솜씨로 적을 제압하는 것은 두 편 모두 마찬가지다.

 

특히 이 작품이 돋보이는 것은 초반 주인공 혼자 갱단이 운영하는 술집에 찾아가 맨 손으로 총과 칼을 든 악당 여러 명을 제압하는 장면이다.

마치 '아저씨'의 일대 다수 싸움처럼 긴박하면서도 아귀가 척척 들어맞는 액션이 통쾌하다.

 

평온한 주인공이 악당의 자극을 받고 위기에 빠진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정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서부극 스타일의 구조다.

그런 점에서 막판 대형 마트에서 러시아 갱단과 벌이는 최후의 싸움은 마치 'OK 목장의 결투'를 연상케 한다.

 

한마디로 덴젤 워싱턴이 캐릭터에 잘 녹아든 가운데 펼치는 액션이 돋보인 작품이다.

스틸북으로 출시된 4K 블루레이는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제공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무엇보다 명암대비가 좋은 편.


전체적으로 색깔이 찬란하면서도 블랙은 반대로 깊다.

다만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도 의도된 연출에 따라 윤곽선이 소프트하게 묘사되기는 했으나 화질이 괜찮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크게 개선됐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


음향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리어를 적극 활용해서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우수하다.


원래 일반 블루레이도 DTS-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만큼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리어를 뚫고 울리는 소리를 들어보면 방향감도 확실하게 살아 있다.


부록은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보다 늘어났다.

기존 일반 블루레이에 들어 있던 제작과정과 배우들 인터뷰, 액션 연출과 막판 대결 촬영 과정, 코믹한 마트 선전 동영상과 여성 지원 단체 안내 동영상 등은 동일하게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특히 덴젤 워싱턴과 감독이 함께 등장해 영화 관련 내용을 언급하는 벤전스 모드도 똑같이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이 모드는 영화를 보다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에 두 사람과 관련 영상이 튀어나오는 부록이다.


여기에 4K 타이틀에 로케이션, 캐스트와 액션 등의 부록이 한글자막과 함께 추가됐다.

삭제 장면도 추가됐으나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인공을 맡은 덴젤 워싱턴. 원래 이 작품은 TV 시리즈물이 원작이어서 영화화를 고려하지 않았다.

전광석화 같은 솜씨로 적들을 쓰러트리는 술집 장면이 압권이다. 특히 그는 와인 오프너 등 주변 물품을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독특한 싸움을 보여준다.

이퀄라이저는 강자들로부터 약자를 보호해 무질서한 세상의 균형을 맞추는 존재라는 뜻이다.

'1980년대 인기를 끈 TV시리즈가 원작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맨하탄의 사나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됐다. 다만 원작의 주인공은 은퇴한 첩보원인 백인이었다. 당시 주인공은 2009년 사망한 에드워드 우드워드가 연기. 그는 '뜨거운 녀석들'에도 출연했다.

원래 처음 감독은 '드라이브'와 '푸셔' 시리즈를 만든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었다. 그러나 제작 조건이 맞지 않아 프로젝트 개시 한 달 만에 그만뒀고 덴젤 워싱턴의 제안으로 안톤 후쿠아 감독이 연출을 맡게 됐다.

대형 공구상에서 판매하는 네일건, 철사 등이 주인공의 무기가 된다. 덴젤 워싱턴은 액션 연기를 직접 하기 위해 촬영 한 달 전부터 종합 격투기와 길거리 싸움 기술 등을 배웠다.

주인공으로 러셀 크로와 제라드 버틀러도 고려됐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세계적인 천재 복서였던 슈거 레이 레너드에게 자문을 구해 액션 장면을 찍었다.

어린 매춘부를 연기한 클로이 모레츠. 그는 갱생 지원 단체인 '밤의 소녀들'을 방문해 과거 매춘부 생활을 했던 소녀들에게 연기 조언을 구했다. 그는 "너무 마르면 남자들을 견디지 못한다"는 소녀들의 조언을 듣고 체중을 늘렸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더 이퀄라이저 (일반판) : 블루레이
더 이퀄라이저 4K UHD (2Disc 스틸북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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