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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라 붐 (블루레이)

울프팩 2016. 1. 2. 13:42

1980년대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유행했던 것 중 하나가 코팅 문화다.

주로 마음에 드는 스타 사진을 문방구나 서점 등에서 빳빳하게 코팅해서 책받침이나 책갈피로 사용했다.

 

그때 코팅 소재로 최고 인기를 끈 스타 3인방이 바로 소피 마르소,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다.

재미있는 것은 3명의 10대 소녀는 '라 붐' '끝없는 사랑' '파라다이스' 등의 영화로 데뷔해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국내에는 이들의 데뷔작이 개봉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당시 영화잡지였던 '스크린'과 '로드쇼' 덕분이다.

여기에 이들의 사진이 실리는 바람에 영화가 개봉되지 않았는데도 이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특히 소피 마르소가 주연한 '라 붐'(La Boum, 1980년)의 국내 정식 극장 개봉은 2013년 10월에 이뤄졌다.

이전에는 영화잡지 '스크린'이 창간 기념행사로 1984년 프랑스 대사관에서 필름을 빌려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과 부산 시민회관에서 700명만 초청해 시사회를 한 것이 최초 국내 상영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이후 '라 붐'은 TV 방영과 비디오테이프로 출시돼 주로 안방에서 많이들 봤다.

라 붐의 인기 비결은 절대적으로 소피 마르소다.

 

700 대 1 의 경쟁률을 뚫고 주연으로 발탁된 당시 13세 소녀였던 소피 마르소는 풋풋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으로 많은 사람들, 특히 1980년대 청소년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내용은 한창 사랑에 눈 뜰 나이인 10대 청소년의 사랑과 고민 등을 담았다.

 

야한 장면도 없고 특별히 웃음을 유발하는 내용이 아닌데도 소피 마르소의 등장만으로 광채가 난 작품이다.

더불어 첫 사랑 소년이 소피의 뒤로 다가와 워크맨의 헤드폰을 씌워주는 순간 흐르던 리차드 샌더슨의 감미로운 발라드인 'Reality'도 두고두고 사람들의 가슴을 흔들며 오래도록 사랑을 받았다.

 

옛 추억을 불러내는 소피 마르소의 존재 만으로도  빛나는 이 작품이 블루레이로 국내 출시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블루레이는 예전에 봤던 비디오테이프나 TV 방영물과 다른 결말을 담고 있다.

 

의외로 뜻밖의 결말인 엔딩은 어찌보면 당시 솔직하고 흔들림이 많은 청소년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1080p 풀HD의 1.66 대 1 화면비의 블루레이 타이틀 화질이 오래된 작품인 만큼 좋지 않다.

 

입자가 굵고 지글거림과 잡티가 보인다.

그래도 제작연도를 감안하면 준수하게 나온 편이다.

 

음향은 DTS-HD 2.0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영화의 명장면. 워크맨의 헤드폰을 씌워주는 순간 리차드 샌더슨이 부른 주제가 'Reality'가 흐른다. 이 장면은 우리 영화 '써니'가 흉내내기도 했다. 

 이 작품은 나중에 영화감독이 된 여류 극작가 다이엘르 톰슨이 대본을 썼다. 1942년 모나코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고민 상담을 했던 할머니와 일화를 떠올려 이야기를 만들었다. 극 중 소피의 증조 할머니로 나오는 데니즈 그레이는 1896년생으로 출연 당시 84세였다. 캉캉 댄서와 연극을 거쳐 무성영화 시절에도 활동했던 그는 1996년 100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원래 주인공은 소피의 친구로 나온 세일라 오코너가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디션으로 소피가 캐스팅되면서 촬영 2주 전에 배역이 바뀌었다. 

베르사이유 궁전 등 파리의 낯익은 곳들이 자주 나온다. 소피의 학교로 나온 앙리4세 고교는 팡테온 사원 근처에 있는 명문고교로 1796년 설립돼 앙드레 지드, 모파상, 미셀 푸코, 장 폴 사르트르 등이 졸업했다. 

소피 아버지로 나온 클로드 브라소는 배우 피에르 브라소와 오데트 조이유의 아들이다. 소설가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대부다. 그는 '지옥에 빠진 육체'에서 소피 마르소와 부부로 다시 만났다. 

소피 마르소는 아버지가 택시 운전사, 어머니가 백화점 판매원인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13세때 크리스마스 용돈을 벌기 위해 모델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가 이 작품의 오디션을 보게 됐다. 

제목 라붐은 깜짝 파티라는 뜻으로, 1980년대 프랑스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했던 문화다. 이 영화의 음악은 루마니아 출신 작곡가 블라디미르 코스마가 맡았다. 그가 작곡한 주제가 'Reality'는 프랑스 가수 질베르 몽타네가 부를 예정이었으나 영국 출신의 리차드 샌더슨으로 바뀌었다. 샌더슨의 노래 'She's a Lady'도 국내에서 널리 알려졌다. 

소피의 상대 역은 TV 아역배우 출신 알렉산드르 스털링이 맡았다. 그는 소피와 동갑인 1966년생이다. 감독 클로드 피노트는 1925년생으로 1950년대 장 콕토, 장 피에르 멜빌 등 기라성 같은 감독들의 조감독 생활을 했다. 

엄마 역할은 1952년 흑백영화인 '금지된 장난'의 소녀로 유명한 브리지트 포세가 맡았다. 그는 '시네마 천국'에 나이든 엘레나 역으로 나오기도 한다. 뒤에 '스타워즈' '십계' 등 1970년대 명작 영화들의 포스터가 보인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라붐 : 블루레이
라붐 2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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