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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맨슨 'Guns, God and Government' Live in LA (블루레이)

울프팩 2011. 3. 7. 00:44

마릴린 맨슨을 처음 만난 것은 1996년이다.
그가 낸 앨범 'Smells Like Children' 중 유리스믹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Sweet Dreams'에 홀딱 반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 곡은 맨션 쇼크의 시작이었다.
빠른 리듬에 실린 애니 레녹스의 중성적 목소리가 매력이었던 원곡과 달리 마릴린 맨슨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는 듯한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며 느리게 시작해 후렴구를 폭발하듯 소리치며 불러제껴 음습함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끼게 만들었다.

마릴린 맨슨은 노래 만큼이나 기괴한 인물이다.
1969년생이니 올해 마흔 셋.

그의 본명은 브라이언 휴 워너다.
예명인 마릴린 맨슨은 1960년대 미국 영화계의 섹스 심벌이었던 마릴린 먼로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인 배우 샤론 테이트를 잔인하게 살해한 연쇄 살인범 찰스 맨슨의 이름을 합성해 만든 것.

89년에 결성한 밴드 멤버들 이름도 마찬가지다.
베이스를 뜯는 트위기 라미레즈는 60년대 최고 여성 모델이었던 트위기와 살인마 리차드 라미레즈에서 따왔고, 키보드를 치는 마돈나 웨인 게이시는 가수 마돈나와 아이들의 생일파티에 어릿광대로 등장해 33명의 소년을 유괴해 살해한 존 웨인 게이시의 이름을 합성했다.


드러머 진저 피쉬는 여배우 진저 로저스와 어린아이의 인육을 먹은 앨버트 피쉬의 이름을 조합했고, 기타리스트 존 5는 본명 존 로리에 5번째로 들어왔다는 뜻의 숫자를 합쳤다.
이들이 지향하는 음악은 이름 만큼이나 충격적이다.


귀를 찢을 듯 울려퍼지는 인더스트리얼과 헤비메탈풍 선율 위로 거친 욕설이 섞인 노랫말이 난무한다.
공연도 마찬가지.


몰몬교의 본고장인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몰몬교 성경을 찢어서 뿌리고,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몸짓을 하다 못해 객석의 여인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옷을 벗기기도 한다.
이처럼 요란한 마릴린 맨슨의 공연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블루레이 타이틀이 바로 'Guns, God and Government Live in LA'이다.


예전 국내 출시된 'Guns, God and Government World Tour' DVD는 제목 그대로 전세계 공연을 짜깁기해 구성한 것이고, 블루레이는 2002년에 가진 LA 실황을 담았다.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월드투어 DVD가 막판 여성관객과 퍼포먼스 등이 들어 있어 더 충격적이다.

 

블루레이 부록에 실린 무대 뒤 마릴린 맨슨의 황당한 모습을 볼 수 있는 'The Death Parade'는 DVD에 실린 부록과 똑같다.
1080i HD의 1.78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공연 실황 치고는 괜찮은 화질이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공간감이 부족해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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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맨슨. 본명은 브라이언 휴 워너. 섹스 심벌 마릴린 먼로와 연쇄 살인범 찰리 맨슨의 이름을 합성해 예명을 지은 그는 올해 마흔 셋의 중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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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를 연상케 하는 여성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등장하는 모습부터 범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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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 맨슨이 비난받는 이유는 가사의 폭력성과 선정성, 그리고 신성모독이다. 실제로 그의 생각이 어떻든 교황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오르는 등 퍼포먼스가 신성모독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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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보면 점잖아 보이지만 무대 위에서 성조기를 불태우고 사람을 채찍으로 때리는 흉내를 내는 등 과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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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스처가 참으로 민망하다. 툭하면 손이 중요한 부위에 가있고 성과 관련된 동작을 하기 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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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스처 뿐 아니라 의상도 난감하다. 기괴한 복장은 물론이고 성도착증 환자가 아닐까 착각할 만큼 여성 속옷을 입고 나와 해괴한 짓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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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만의 독특한 음악 세계는 높이 살 만하다. 나인인치네일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서 인더스트리얼이나 무대 위 요란한 퍼포먼스 때문에 쇼크 록으로도 분류하지만 여러가지가 섞여있는 것이 맨슨 음악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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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슨은 흔히 악마 숭배자가 아니냐는 질문에 신과 악마를 모두 믿지 않는다고 대답을 한다. 대신 철학자 니체를 좋아해 니체가 일러준 대로 자신을 믿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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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이 막장이었던 DVD에 비하면 블루레이 화질은 월등 좋다. 맨슨 뒤로 보이는 마돈나 웨인 게이시가 연주하는 키보드는 밑에 용수철이 붙어 있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