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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본드 - 사무라이 3 간류도의 결투

울프팩 2013. 10. 27. 17:24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이 만든 '사무라이' 3부작 가운데 마지막 편이 '간류도의 결투'(1956년)다.
미야모토 무사시가 오랜 수련을 끝내고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일을 할 때 당대 최고의 무사라는 사사키 코지로의 도전을 받고 간류도에서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다.

무사시가 소소한 싸움을 벌이고 두 여인의 애정공세에 괴로워하는 기본적인 설정은 전작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전작들보다 무사시의 언행이 진중해져서 수련의 깊이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히로시 감독의 사무라이 시리즈는 액션이 화려하지 않다는 점이 특징.
상대방을 노려보며 대치를 하던 중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검과 검이 충돌하는 결투의 과정은 그 자체로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특히 막상 싸움보다 직전의 대치 국면이 긴장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과정은 이후 스파게티 웨스턴 등 여러 서부극에도 차용됐다.
언제나 그렇듯 미후네 도시로는 무사시를 아주 잘 표현했다.

날카로운 눈빛과 얼굴 가득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표정은 아주 일품이다.
무사시가 마을을 습격한 산적들을 무찌르는 과정은 얼핏보면 '7인의 사무라이'를 연상케 한다.

극 중 최고 하일라이트는 간류도 해변에서 코지로와 벌이는 싸움 장면이다.
해를 등지고 선 무사시와 바다를 안고 선 코지로의 싸움이 한 편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정작 액션은 별다를 게 없이 싱겁지만 대결이 주는 긴장감이 압권이다.
코지로의 싸움을 끝으로 69전 무패의 전설을 기록한 무사시 시리즈의 대미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화소가 뭉개지고 색도 번져 제대로 눈 코 입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사사키 코지로를 연기한 츠루타 코지. '일본폭력단'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다.
이번 작품은 나라와 도쿄가 무대다.
원작은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이며, 촬영은 카즈오 야마다가 맡았다.
싸움의 무대가 되는 간류도는 후쿠오카현 근처에 있는 작은 무인도다. 원래 이름은 후나시마인데, 무사시와 코지로의 싸움 장소로 워낙 유명해, 코지로의 검법 이름을 따서 간류도로 불린다고 한다.
사사키 코지로는 실체가 모호한 인물. 굉장히 긴 칼을 사용해 하늘을 나는 제비를 잘라 떨어뜨리는 츠바메 카에시라는 기술로 유명하다. 영화 초반 폭포 근처에서 이 기술을 사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야모토 무사시 역시 정확한 기록이 별로 없는 인물. 여러 설을 토대로 요시카와 에이지가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를 펴냈는데, 여기 나온 이야기들이 유명하다. 특히 장검과 단검 등 2개의 칼을 사용하는 이도류 검법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졌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무사시의 마음을 흔드는 두 여인 오츠와 아케미는 야치구사 카오루와 오카다 마리코가 각각 연기했다.
무사시를 연기한 미후네 도시로. 무사시는 배를 타고 간류도로 향하면서 노를 깎아 목검을 만들어 가져가는데, 일부러 늦게 도착해 사사키의 평정심을 흔들어 결투에서 승리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간류도는 한때 콜레라 환자를 수용하는 곳으로 쓰이다가 제 2 차 세계대전 이후 사람들이 이주해 30가구 정도 살았으나, 1973년 다시 무인도가 됐다. 지금은 무사시 결투를 소재로 한 관광지가 됐다.
배가본드 박스세트 (3Disc) (Vagabond BoxSet)
히로시 이나가키
미야모또 무사시의 배가본드 : 간류도의 결투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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