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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배가본드 이치조지사의 결투 - 속 미야모토 무사시, 사무라이2

울프팩 2013. 10. 13. 18:28

국내에 '배가본드 이치조지사의 결투'라는 제목으로 나온 DVD 타이틀은 유명한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의 미야모토 무사시를 다룬 3부작 '사무라이' 시리즈 가운데 2편에 해당한다.
원제는 '속 미야모토 무사시 : 이치조지사의 결투'(1955년)이다.

무사시가 길을 떠나게 된 과정을 그려서 다소 늘어지는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은 무사시의 본격적인 활약을 다뤄 볼 만 하다.
내용은 무사시의 생애에 있어서 유명한 이치조지사의 결투를 다루고 있다.

본격적으로 길을 떠나 무사 수련에 들어간 무사시는 교토에서 요시오카 가문과 맞붙어 수십 대 1의 전설을 이룬다.
요시오카 가문은 몇 대에 걸쳐 쇼군에게 검술을 가르쳐 온 칼의 달인들이 모인 명문가이다.

일개 떠돌이 무사였던 무사시는 이들과 맞붙어 가문의 당주인 세이주로와 그의 동생 덴시치로를 모두 무찌른다.
역사 속에서는 세이주로의 아들 마타시치로가 수십 명 무사들을 데리고 무사시를 습격하지만 모두 패한다.

이를 영화는 80 대 1의 결투로 뻥튀기했다.
실제 80명이 달려 들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교토에 가면 그가 수십 대 1로 싸운 장소에 기념패가 서 있다.

영화는 칼잡이들이 칼을 내려치기까지 1초, 1초 기다리는 숨막히는 긴장의 연속을 잘 묘사했다.
그만큼 대결 직전의 폭풍 속 고요 같은 정적인 장면과 폭발하는 터져나오는 동적인 액션 장면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시켰다.

이 같은 완급의 조절을 통한 놀라운 긴장의 유발은 스파게티 웨스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무사시를 둘러싸고 기생까지 끼어들어 세 여인이 벌이는 로맨스도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갔다.

전작에 이어지는 내용이긴 하지만 전작을 모르고 봐도 크게 문제될 게 없는 내용.
작품의 완성도도 전작보다 높다.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잡티가 난무하고 색상도 바랬으며, 어두운 장면은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 나지 않는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수묵화 같은 풍경의 인트로가 분위기를 살린다.
전작에 이어 미후네 도시로가 미야모토 무사시를 연기.
원작은 '삼국지'로 유명한 요시카와 에이지의 소설이다.
일본 전국시대 수도였던 교토가 무대. 이 곳에 있었던 이치조지사는 650년에 창건한 천태종 절이다.
전작에 이어 오카다 마리코가 무사시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세 여인 중 하나인 아케미 역으로 출연.
바람에 흩날리는 천을 배경으로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분위기 있다. 촬영은 전작처럼 준 야스모토가 담당했고, 사사키 역은 츠루타 코지가 열연.
영화 속에서 무사시는 스승인 타쿠안 대사의 설득으로 수련의 길을 떠난다. 이나가키 히로시 감독은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배우의 아들로 태어나 아역 배우를 거쳤다.
전작처럼 야치구사 카오루가 무사시를 흠모하는 오츠 역을 연기.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그토록 무사시를 못잊어 기다렸으면서 수 년 만에 무사시가 돌아와 안으려 하자 거절한다. 그리고 나서 무사시가 떠나자 다시 그를 찾는다. 이해할 수 없는 여심이다.
"난 마음 속에서 여자를 지웠다." 시를 쓰듯 마지막 대사를 남기도 돌아서는 무사시. 전형적인 일본 검객 영화의 스타일을 모두 보여준다.
배가본드 박스세트 (3Disc) (Vagabond BoxSet)
히로시 이나가키
배가본드 2 (이치조지사의 결투) (Vagabond 2 (이치조지사의 결투)
히로시 이나가키/토시로 미푸네, 아키히코 히라타, Yu Fujiko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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