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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파이널컷(4K 블루레이)

울프팩 2018. 10. 11. 00:00

리들리 스콧 감독의 걸작 SF 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년) 만큼 논란이 된 작품도 드물다.
2019년 미래를 배경으로 탈출한 복제인간과 이들을 쫓는 형사의 대결을 다룬 이 작품은 난해한 줄거리로 개봉 당시 평단의 평론이 엇갈렸다.

대부분 혹평을 퍼붓기 일수였고 그 바람에 영화는 개봉 당시 흥행에 참패했다.
그만큼 영화 줄거리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

특히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형사 데커드의 정체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시비가 가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리들리 스콧의 영상미학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걸작으로 추앙받고 있다.

여러 편의 작품이 영화화된 유명 SF 작가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는 암울한 미래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다루고 있다.
과학기술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그 속에 사는 인간은 행복하지 못하다.

무엇보다 인간과 똑같은 복제인간의 존재는 과학문명으로부터 소외당한 인간의 실존 자체를 의심케 하는 거울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이를 리들리 스콧 감독은 특유의 회색빛 영상으로 절묘하게 묘사했다.

마치 왕가위의 영화나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나른하면서도 축축하고 몽환적인 이미지는 테크 누아르라는 독특한 분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훗날 이 작품은 복제인간이나 기억의 이식이라는 여러 가지 설정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에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반젤리스가 만든 훌륭한 음악 또한 이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한마디로 난해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SF 걸작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워낙 훌륭하게 복원된 덕에 디테일이 잘 살아 있다.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보다 디테일이 더 향상된 느낌이다.


수록된 판본은 2007년에 개봉 25주년 기념으로 공개된 최종판이다.

최종판이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제작사가 멋대로 편집한 극장 개봉판과 다르게 편집한 감독판에 이어, 분실됐던 촬영본을 다시 찾아내 감독판을 재구성한 최종 판본이다.


그만큼 감독 의도를 가장 충실히 반영한 판본인 셈이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도 30년 전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화질 복원이 잘 됐다.

윤곽선은 물론이고 색깔도 선명하다.
음향은 4K 타이틀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한다.


돌비 애트모스 음향은 서라운드가 압권이다.

채널 분리가 잘 돼서 웅장한 소리가 사방 채널에서 쏟아져 나오는 등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우수하다.


리어 채널의 활용도도 높다.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은 돌비트루HD 5.1 채널을 지원하는데 마찬가지로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전체적으로 소리가 웅장하고 저음이 박력 있어 반젤리스의 음악을 훌륭하게 재생한다.

부록으로 3가지 음성해설과 4시간에 이르는 제작과정이 들어 있으나 제작과정에만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주인공 형사 데커드를 연기한 해리슨 포드. 원래 처음 각본을 쓴 햄튼 펜셔는 데커드 역에 로버트 미첨을 생각했다. 다시 제작진은 더스틴 호프만을 고려했으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웅답지 않고 작아 보이는 호프만 대신 해리슨 포드를 선택했다.

이 작품을 위해 마크 스텟슨이 포토 에칭 시스템을 개발했다. 포토 에칭은 그림을 그려 놋쇠판에 대고 광학작용으로 그림을 그린 뒤 염산을 부어 선만 남기고 나머지는 부식시키는 방법이다. 미래 도시의 삐죽 솟은 첨탑은 포토 에칭으로 만든 놋쇠판 여러 장을 겹쳐 놓아 입체 효과를 냈다. 멀리 보이는 타이렐 피라미드는 2.4미터 높이의 모형. 투명한 플렉시 유리로 만든 뒤 덧칠을 한 것으로, 1개를 만들어 2개로 촬영. 촬영 막바지에 불이나 녹아버렸으나 영화 제작에 지장은 없었다.

복제인간 레이첼을 연기한 숀 영. 복제인간(replicant)이라는 말은 감독이 도입했다.

개봉 후 10년 뒤 리들리 스콧은 감독판을 내놓았다. 감독판은 유니콘 꿈 장면을 집어넣는 대신 엔딩 일부와 내레이션, 잔혹하게 눈을 터뜨려 죽이는 장면 등을 삭제해 극장판보다 9분이 줄었으나 군더더기가 사라져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목인 블레이드 러너는 필립 K 딕이 아닌 알란 너스의 책 제목을 인용한 윌리엄 버로의 시나리오에서 따왔다.

이 작품은 햄튼 펜셔가 초고를 썼고, 이를 본 제작자 마이클 딜리가 당시 CF 감독으로 유명한 리들리 스콧에게 영화화를 제안했다. 당시 스콧 감독은 '듄' 촬영을 준비 중이어서 거절했다가, 나중에 감독을 맡았다.

스콧 감독은 각본가 데이비드 피플스를 기용해 초고를 뜯어고쳐 햄튼과 사이가 좋지 않았으며, 나중에는 제작진 및 스태프들과도 불화를 겪었다.

이 작품은 스콧 감독이 미국에서 처음 연출한 영화다. 이전 작품인 '에이리언'은 영미 합작영화다. 그렇다 보니 제작환경이 달라 스태프들과 마찰이 잦았고, 예산 초과를 이유로 제작진과 갈등을 겪었다.

경찰차와 해리슨 포드의 자동차는 폭스바겐을 개조해 30cm가량 늘린 것.

탈주한 복제인간들의 아지트로 나온 건물은 LA의 브래드버리 빌딩. 낮에는 사무실로 쓰는 이 곳을 밤에만 빌려 촬영.

여러 장면에서 그림을 그린 배경 위로 실사 촬영을 하는 매트 페인팅 기법을 사용.

여러 번 공중제비를 돌아 해리슨 포드를 공격하는 프리스를 연기한 대릴 한나는 어려서 체조를 했다. 그러나 여러 번 재촬영에 지쳐 남자 스턴트맨이 대신 연기했다.

시적인 영상에 비견되는 엔딩. 롯거 하우어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원작자인 필립 K 딕도 일부 장면의 시사를 보고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고 한다.

극장판은 엔딩 후 데커드와 레이첼이 차를 타고 달아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 삭제분을 가져다 썼다. 물론 큐브릭 감독의 사전 허락을 받았다.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데커드의 정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2000년에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데커드가 복제인간이라고 밝혔으나 해리슨 포드는 그 뒤에 인간이라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는 1982년 극장판은 개봉하지 않았고 93년에 감독판만 개봉했다. 외신에 따르면 워너브라더스 자회사인 알콘엔터테인먼트에서 이 영화의 속편, 프리퀄 판권을 사들여 시리즈물을 만들 계획이란다. 영화뿐 아니라 TV 시리즈까지 검토 중이라고 한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블레이드 러너 파이널 컷 (2Disc 4K UHD 한정 수량) : 블루레이
블레이드 러너 2049 (1Disc 일반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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