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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갓: 블루레이

울프팩 2018. 12. 7. 18:22

브라질의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이 만든 '시티 오브 갓'(City Of God, 2002년)은 참으로 충격적이면서도 재기발랄한 영화다.
파울로 린스의 자전적 실화 소설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놀랍게도 1970년대 브라질 빈민가를 주름잡은 10대 갱단 두목의 이야기를 담았다.

급격한 도시개발이 진행되던 1960년대말 브라질의 수도 리우데 자네이루 근교에 난개발로 쫓겨난 빈민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생긴다.
바로 시티 오브 갓이다.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이곳 사람들의 생활은 처참하다 못해 황당하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곳의 10대들은 어려서부터 범죄를 생활로 받아들인다.

채 10살이 될까말까한 어린아이들도 손에 총을 들고 다니고 웃으며 살인을 한다.
이들의 꿈은 마약판매조직에서 일하는 것.


물론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마약을 한다.
결국 마약판매조직에 몸담게 되면 조직간 이권 다툼인 전쟁에 동원된다.


그 와중에 어린 소년들이 영문도 모른채 총질을 하다 처참하게 죽어간다.
일부러 지어내기도 힘든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실화라니 더더욱 놀랄 수 밖에 없다.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영상 또한 범상치 않다.
세자르 샬로네가 촬영한 영상은 때로는 MTV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스피디하고 감각적이며, 때로는 뉴스릴이나 디큐멘터리 필름을 보는 것처럼 과격한 그림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같은 내용과 영상으로 메이렐레스 감독은 어느새 관객을 작품에 취하게 만든다.
정갈한 구성도 훌륭하고 나름대로 소외계층을 도외시한 정부와 경찰의 부패를 꼬집는 메시지도 명확하게 부각된 뛰어난 수작이다.

 

결코 브라질 영화라고 우습게 볼 게 아니다.

1080p 풀 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물론 요즘 나오는 최신 영화의 블루레이 타이틀과 비교하면 많이 아쉽지만 과거 국내 출시됐던 DVD 타이틀과 비교하면 디테일이 월등 개선됐다.

무엇보다 브라질 특유의 황갈색 색감이 잘 살아 있다.

 

다만 예전 DVD 타이틀보다 색감이 밝은 느낌인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듯 싶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 채널을 적절하게 활용해 서라운드 효과가 들을 만 하다.

 

부록으로 메이렐레스 감독과 대화, 브라질 마약범죄 관련 다큐멘터리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메이렐레스 감독은 영화의 사실감을 살리기 위해 실제 빈민가에서 테스트를 거쳐 선발한 아마추어들을 캐스팅했다.

영화의 원작을 쓴 작가 파울로 린스는 실제 시티 오브 갓에서 자랐다. 그는 꼼꼼한 취재 때문에 소설을 쓰는데 8년 걸렸다.

바로 이곳이 전기도, 아스팔트도 없는 시티 오브 갓이다. 리우에서 24km 가량 떨어져 있다. 영화는 도입부에서 주인공의 회상으로 건너뛰는 플래시백 기법을 도입,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인다.

영화는 어려서부터 살인을 하며 10대의 나이에 마약 갱단 두목이 된 제 뻬께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영화 내용이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색조도 변한다. 처음에 황갈색의 따뜻한 톤으로 시작한 영화는 뒤로 갈수록 점점 청회색의 무채색으로 차갑게 변했다.

제 뻬께누가 다른 조직과 전쟁을 벌이며 떠오르는 과정은 '대부' 못지 않다. 대부분 장면은 핸드헬드로 촬영.

부감, 앙각, 핸드헬드를 동원한 클로즈업 등 감각적인 카메라 워킹을 보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이미지 접근이 자유롭다. 감독은 배우들에게 위치를 정해주지 않아 동선 또한 자유롭다.

나이트클럽 장면에서 칼 더글라스의 디스코 음악 'Kung Fu Fighting'이 흘러 나온다. 성기 노출 장면도 그대로 등장.

촬영은 예산 부족으로 8주만에 끝난다. 감독과 15년지기인 세자르 샬론이 담당. 샬론 촬영감독의 아이디어가 여러 부분에 반영됐다. 샬론은 '눈먼자들의 도시' '아메리칸 메이드'를 찍었다.

리우 데 자네이루의 경사진 비딸을 따라 집들이 층층이 쌓여있는 유명 빈민가인 파벨라도 마약조직이 장악해 경찰과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브라질 경찰 특수부대인 BOPE는 파벨라에서 마약조직 소탕을 벌이며 시가전 전문가들이 됐다.

마약조직은 빈민가 주민들과 공생관계였다. 이런 배경에는 부패한 브라질 경찰도 한 몫했다.

엔딩이 아주 섬뜩하다. 마약조직이 소탕된 뒤 빈 자리를 10세도 채 안된 어린 소년들이 권총을 들고 메운다. 이들은 거리를 걸으며 누구부터 손 볼 지 의논한다. 과연 이들에게서 어떤 미래를 봐야 할 지 암담한 현실이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시티 오브 갓 (1Disc 렌티큘러 풀슬립 1000장 넘버링 한정판 자막재번역판) : 블루레이
시티 오브 갓 (2Disc) :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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