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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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아서야

울프팩 2013. 7. 25. 21:50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아서야'(1934년)는 일본의 대표적 감독 오즈 야스지로가 만든 흑백 무성영화다.
배다른 형제를 사랑으로 키우는 어머니의 희생을 다룬 오즈의 초기 작품.

내용은 다소 도식적이다.
결코 쉽지 않은 가족 관계 속에서 오해와 갈등이 싹트지만 결국 어머니의 커다란 사랑을 깨닫고 다시 돌아온다는 설정을 식상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오즈 야스지로 감독 특유의 관조적 영상 덕분이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말없이 묵묵히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자라면서 이를 깨닫는 형제의 모습을 특유의 잔잔한 영상으로 잘 담아 냈다.
언제나 그렇듯 오즈는 이 작품에서도 무심한 듯 빈 공간을 비추는 카메라 앵글을 통해 관조와 사색의 여백을 둔다.

새삼 80년전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세월을 뛰어넘어 가슴에 와닿는 것은 보편적인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주제가 주는 울림 때문이다.
다만 무성영화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어머니를 맡은 배우 요시카와 미츠코의 연기가 다소 뻣뻣한 느낌이다.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 화질을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화면에 끊임없이 비가 내리고 사물을 제대로 알아보기 힘들 만큼 디테일이 뭉개진다.
음향은 배경음악이 돌비디지털 2.0 채널로 흘러 나오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뻣뻣하고 무거우며 각 진 가죽가방을 일본 아이들은 지금도 메고 다닌다. 1970년대 중반 국민학교 입학때 저 가방을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청소부로 나온 배우는 초창기 오즈 영화에 주연으로 잘 나온 사카모토 다케시. 오즈의 페르소나인 류 치슈도 술집 기생에게 빠진 대학 조정부원으로 나온다.
여전히 낮은 카메라 앵글. 얕으막한 높이에서 조심스럽게 인물들을 비춘다.
형을 연기한 오비나타 덴(오른쪽)과 배다른 동생 역의 미츠이 코지.
커다란 괘종시계와 간간히 등장하는 빨래를 통해 묵묵히 긴 세월을 뒷바라지한 어머니의 말없는 희생을 암시한다.
어머니 역의 요시카와 미츠코.
오즈 야스지로는 배우들의 뒷모습을 잘 활용한다. 말없이 쓸쓸해 보이는 등은 여러마디의 대사보다 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감독 오즈 야스지로
하스미 시게히코 저/윤용순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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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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