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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4K 블루레이)

울프팩 2020. 10. 10. 00:00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마크 웹(Marc Webb) 감독이 만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2012년)은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잊어도 좋을 만큼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다.

리부트라는 말이 맞을 만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만큼 이 시리즈는 달라진 것이 많은데, 이런 변화가 반가운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앙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배우들이 대폭 바뀌면서 캐릭터의 성격도 크게 달라졌다.

 

레이미 감독의 시리즈가 삶에 지친 20대 청년의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면 웹 감독의 이번 시리즈는 고교를 갓 졸업한 10대 청소년(앤드류 가필드, Andrew Garfield)이 스파이더맨을 맡았다.

따라서 스파이더맨의 행동이 전작보다 가볍고 장난기 섞인 모습일 수 밖에 없다.

 

좋게보면 경쾌하고 발랄하지만 나쁘게 보면 '호기심 많은 조지'에 나오는 원숭이 같다.

여기 맞춰 스파이더맨의 여자 친구도 바뀌었다.

 

나름 어두운 상처를 안고 있던 메리 제인 대신 하이틴 로맨스의 여주인공 같은 그웬(엠마 스톤, Emma Stone)이 파트너다.

악당들도 달라졌다.

 

인간적인 얼굴을 한 악당들이 레이미 감독의 시리즈를 수놓았다면 처음으로 야수의 얼굴을 한 괴물 리자드(리스 이판, Rhys Ifans)이 등장한다.

다만 액션은 크게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

 

창공을 가르는 스파이더맨의 장쾌한 액션은 이미 레이미 감독의 시리즈에서 충분히 만끽했다.

팔목에서 쭉쭉 뻗어나가는 거미줄이 기상천외한 액션을 만들어 내는 것도 전작에 모두 등장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웹 감독으로서는 불리할 수 밖에 없으니 전작을 능가하는 액션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탓할 일은 아니다.

더우기 웹 감독은 전작인 '500일의 썸머'가 말해 주듯 액션물 전공도 아니다.

 

반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는 학습 효과 덕분인 지 이번 작품보다는 나름 스피디하면서도 레이미 감독과 차별화 해 만화책에 훨씬 가까운 액션을 보여준다.

여러가지 변화를 주기는 했지만 이전 레이미 감독의 시리즈에 비해 나아진 점이 많지 않은 작품이다.

 

특히 리부트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다 아는 얘기를 되풀이 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점도 식상하게 보인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는 주연인 앤드류 가필드가 경박해 보여 이전 시리즈의 토비 맥과이어보다 스파이더맨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부록 디스크 등 총 3장으로 구성됐다.

일반 블루레이는 2D와 3D 두 가지를 모두 담고 있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예리하고 디테일이 뛰어나다.


파르스름하게 깎은 수염자리와 난방의 격자무늬가 세세하게 보인다.

특히 명암대비가 커서 블랙의 심도가 깊다.


이 부분은 디스플레이 종류와 HDR 지원 여부에 따라 암부가 묻힐 수도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우수하다.


사방 채널에서 각종 효과음이 쉼 없이 울린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스턴트 리허설, 비디오 게임 소개, CG 작업 등 다양한 내용들이 한글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이 작품은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와 아이맥스로 개봉했다. 극 중 배경은 뉴욕이지만 많은 부분을 LA에서 찍었다.

'노팅 힐'의 팬티 맨으로 나온 리스 이판이 닥터 코너로 등장. 극 중 그의 잘린 팔은 실제 팔 위에 초록색 커버를 두르고 찍은 뒤 컴퓨터로 지웠다. 그 이전에 마이클 파스빈더를 닥터 코너 역할로 고려했으나,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출연 때문에 무산됐다.

원래 샘 레이미는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와 함께 4편을 찍을 계획이었다. 제작사인 소니는 아예 5편까지 레이미 감독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체육관 장면은 LA의 세인트존 보스코고교에서 촬영.

스파이더맨의 첫 사랑 그웬 역을 맡은 엠마 스톤. 그는 이 작품을 찍으면서 주연 배우인 앤드류 가필드와 실제 연인이 됐다. 학교 안마당 등 고교 건물 일부는 LA의 태프트 고교에서 찍었다.

레이미 감독은 4편을 준비하면서 닥터 코너스가 도마뱀으로 변하는 리저드 캐릭터를 악역으로 등장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소니는 이전 작품들과 달리 사람이 아닌 도마뱀이 악당으로 나오는 것에 반대했다.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된 앤드류 가필드. 이 작품의 컴퓨터그래픽은 이미지웍스에서 담당했다.

전작들과 달리 스파이더맨의 눈 모양이 달라졌다. 금색의 6각형 문양이 들어 있는 푸른빛의 광학렌즈를 눈 부분에 적용했는데 이 렌즈는 나사(NASA)와 군용 선글라스 렌즈업체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레이미 감독은 4편을 기획하면서 벌쳐와 펠리시아 하디 캐릭터를 계속 사용하기를 원해서 존 말코비치와 앤 하서웨이에게 각각 역할을 제안했다. 그러나 소니에서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극 중 등장하는 뉴욕의 윌리엄스버그 대교는 실물이 아닌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90m 길이로 만든 세트다.

하수도에 설치된 거미줄은 CG가 아니라 실제 케이블을 연결해 놓고 실사로 촬영했다. 오히려 터널과 물이 CG다.

역시 카메오로 등장한 스탠 리. 소니는 레이미 감독의 계획과 달리 4편에서 스파이더맨과 메리 제인의 결혼을 집어 넣고, 5편에서 결혼 후 스파이더맨을 그만 둔 피터 파커가 복귀하는 내용을 기획했다.

제작진은 파충류를 연구한 뒤 도마뱀의 움직임과 피부를 악당 리저드 캐릭터에 CG로 재현했다. 고교에서 리저드와 스파이더맨이 싸우는 장면은 배경과 캐릭터 모두 CG다.

스파이더맨의 복장도 일부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거미줄 발사기를 기계로 만들어 손목시계처럼 차도록 바꾸었다.

레이미 감독은 자신의 계획이 계속 거절당하고 소니의 4,5편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4편 제작을 그만 둔다. 그 바람에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도 하차하게 됐다.

제작진은 LA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오래 전에 지었으나 화재로 파손된 거대한 뉴욕 세트를 다시 꾸며서 촬영했다. 실제 4개블록에 해당하는 세트에 6번가의 모든 빌딩을 CG로 만들어 합성했다.

제작진은 9미터 높이의 공중그네 같인 장치를 만들어 차에 싣고 거리를 달리면서 스파이더맨이 활공하는 장면을 찍었다. 제임스 카메론, 데이비드 핀처, 웨스 앤더슨, 캐스린 비글로우 감독도 이번 작품의 연출로 고려됐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 블루레이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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