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2003년 나온 영화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음악, 연출, 연기, 영상 등 모든 것이 너무나도 훌륭했던 작품이다.
특히 설정이 기가 막혔다.
15년을 갇혀있다가 풀려난 최민식의 복수극인줄 알았으나 실상은 유지태가 그려놓은 더 큰 복수극이라는, 상자를 덮는 또다른 상자같은 설정부터 막판 충격적인 반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내러티브를 갖춘 작품이다.
그렇기에 DVD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에 나온 일반판 DVD는 극장에 비해 어둡고 거친 화면때문에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
얼마전 나온 FE는 색보정과 부록을 추가해 말끔해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영상은 화질과 색감 모두 괜찮은 편이다.
어두운 장면이 많아 걱정했으나 암부디테일도 잘 살아 있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괜찮은 편.
무엇보다 극장에서 묻혔던 초반 대사를 제대로 살려낸 점이 돋보인다.
풍부한 부록 가운데 박감독과 정정훈 촬영감독의 음성해설은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영화 제작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여러 모로 배울게 많다.
<파워 DVD 캡처 샷>
이 작품은 초반부터 역광을 이용해 인물을 강조한 영상으로 강렬한 느낌을 준다.
극단적 양식미를 강조하기 위해 10밀리 광각렌즈로 촬영한 장면.
라이트에 그린을 많이 얹어 전체적으로 녹색기조가 강하다.
1년에 한땀씩 손에 문신을 새기는 이 장면은 놀랍게도 최민식의 손에 직접 새겼다. 처음에는 모형 손을 사용했으나 살이 밀리는 장면을 재현할 수 없어 최민식이 직접 연기했다.
다소 판타스틱한 장면. 한강 고수부지에서 찍었다.
시간 경과를 나타내기 위해 그라데이션 필터를 사용, 하늘 윗부분의 색깔을 달리 표현했다.
이 장면은 개각도 변환과 속도 변화를 같이 주는 RCU라는 장치를 카메라에 부착해 촬영. 이를 이용하면 한 테이크 내에서 빨라졌다가 느려지는 등의 속도변화를 줄 수 있다.
세트가 아닌 실제 부산 일식집에서 촬영한 장면. 강혜정이 입고 있는 옷은 요리사 복장이 아닌 스페인의 명품 브랜드 의상이다. 얹은 머리는 가발.
유명한 산낙지 먹는 장면. 최민식은 독실한 불교신자여서 생식을 안한다. 그래서 이날 처음 산낙지를 먹었다는 후문.
역시 환상적인 장면. 개미의 더듬이는 나무로 깎아 만든 실물. 여기에 컴퓨터그래픽으로 털을 그려 넣었다.
지난해 만두 파동이 났을 때 최대 피해자는 오대수라는 농담이 돌 정도로 유명했던 군만두 장면. 이 장면의 얼굴과 손은 따로 찍어 CG로 합성했다.
카메오 출연한 중국집 배달부역의 용이 감독.
사설 감옥들을 감시하는 모니터 화면은 일일이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영상들이다.
생이빨을 뽑는 끔찍한 장면. 망치는 스티로폼으로 만든 모형이다.
한 테이크 장면으로 화제가 된 유명한 장도리 액션. 그러나 실제로는 17번이나 재촬영을 했다. 칸 영화제에서 서극 감독이 물었다는 최민식 등에 꽂힌 칼은 CG로 그려 넣은 것. 칸 영화제 시사때 이 장면 말미에 박수가 터졌다.
일명 '메뚜기 요가'로 불린 이 장면은 유지태의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들어올렸다. 광각렌즈로 천천히 조여들어가는 카메라 움직임이 일품이다.
이 작품에 처음 출연해 주목받은 신인 윤진서. 그는 이 장면때문에 30분만에 자전거를 배웠다. 회상 장면인 이 부분은 아날로그 색감을 위해 풀링 과정을 거쳤다. 풀링이란 노출 과다로 촬영해 현상때 한 스텝 올리는 방법. 콘트라스트와 채도가 약해진다.
여백을 충분히 살린 시네마스코프 구도. 이 작품의 감춰진 특징은 패턴이다. 벽지, 옷, 우산, 보라색 선물상자 등 여러가지 소품에 분위기를 나타내는 비슷한 문양들이 등장한다.
유리창에 날아가 부딪치는 이 장면을 촬영하던 중 최민식의 대역을 한 스턴트맨은 등이 찢어지는 커다란 부상을 당해 결국 스턴트맨을 그만뒀다는 후문.
이 부분은 자세히 보면 포커스 아웃, 즉 초점이 안맞은 NG화면이다. 그런데도 박감독이 이 장면을 쓴 이유는 유지태 연기가 가장 좋았기 때문.
최민식이 자신의 혀를 자르는 이 장면은 원래 인조 혀를 만들어 직접 자르는 장면을 촬영할 예정이었이나 잔인하다는 의견에 밀려 절단 장면은 찍지 않았다.
윤진서가 와이어에 의지해 실제 댐에서 찍은 장면. 원래 등 뒤로 보이는 물에 거품이 잔뜩 끼어있었으나 CG팀이 한 달 동안 일일이 지웠다.
칸 영화제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울었다는 장면이다. 타란티노 왈, "유지태는 분명 나쁜 놈인데, 저 장면에서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뉴질랜드에서 찍은 장면. 최민식의 이상한 옷은 현지에서 빌린 레인코트다. 최민식의 의상과 카메라 장비를 담은 짐이 항공사 실수로 도착하지 않아 현지에서 급조한 것.
엔딩 크레딧에 나타나는 뉴질랜드 산맥들은 두 사람이 헤쳐나가야 할 난관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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