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4K 블루레이)

울프팩 2021. 7. 10. 19:10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편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1989년)은 어찌 보면 2편인 '마궁의 사원'보다 더 1편에 가까운 속편 같은 영화다.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가 최후의 만찬 때 사용했다는 성스러운 잔, 즉 성배를 찾은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다뤘다.

성배에 성수를 떠서 마시면 늙지 않고 영생을 누릴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면서 나치 독일까지 이를 찾기 위해 뛰어들며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1편에서 다룬 모세의 성궤처럼 역사 속 수수께끼에 도전장을 던졌고, 1편과 마찬가지로 나치 독일에 대항하는 점에서 인디아나 존스의 본류에 더 가깝다.

여전히 역사 속 수수께끼를 풀어야 진전되는 이야기는 어드벤처 게임을 연상케 하며 심심찮게 등장하는 액션 활극이 오락물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나치 독일의 거대한 비행선과 탱크가 등장해 주인공 일행을 위협하며 여기에 인디아나 존스는 말과 채찍, 뛰어난 두뇌 플레이로 맞선다.

여기에는 007 시리즈와 유사한 공식이 있다.
주인공의 조력자인 여성이 등장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담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다.

이 작품에서도 베니스, 잘츠부르크, 요르단의 페트라로 이어지는 이국적인 풍광이 등장한다.
지금은 해외여행이 자유롭고 여러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나온 풍경이라 새로울 게 없지만 극장 개봉 당시로서는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영화 속 이국적인 풍경은 충분한 눈요기 거리였다.

특히 페트라는 가 볼 엄두를 쉽게 내기 힘든 곳이었다.
다만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1,2편과 다른 반전 있는 여성 캐릭터의 역할이 눈길을 끌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지 않다.
그저 남자 배우들 틈에서 여성이 나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서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

이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인디아나 존스의 아역으로 리버 피닉스가 등장한 점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는 존스의 젊은 시절을 강렬하게 연기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재미있는 것은 "개 이름이 인디아나였지"라는 숀 코너리의 대사를 통해 주인공 이름의 기원을 밝혔다.
실제로 주인공 이름 인디아나는 제작자인 조지 루카스가 기르던 말라뮤트 개 이름이다.

아마도 이 작품은 해리슨 포드가 액션 활극을 소화할 수 있을 때 찍은 마지막 어드벤처 영화가 아닐까 싶다.
이후 나온 '패트리어트 게임'이나 '긴급명령' 등 라이언 박사 시리즈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만큼 해리슨 포드가 민첩한 활극을 보여주지 못했다.

따라서 시리즈의 4편이 나오기는 했지만 이 작품까지가 해리슨 포드의 역할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는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면 007처럼 주연 배우의 교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워낙 해리슨 포드의 이미지가 강해서 이를 어떻게 바꿀지 고민거리일 듯싶다.

안타깝게도 이 작품 역시 국내에 블루레이 타이틀이 출시되지 않았다.
얼마 전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 박스세트는 일반 블루레이를 제외한 4K 타이틀만 들어 있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칼 같은 윤곽선과 진한 색감을 자랑한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위력적이다.
리어 채널을 가득 채우는 말발굽 소리와 배를 덮치는 파도소리가 웅장하게 펼쳐진다.

특히 저음이 풍성한 파도소리가 압권이다.
화질보다는 음향 개선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인디아나 존스 컴플리트 어드벤처스 시리즈로 1~4편을 묶어서 블루레이 타이틀로 내놓았지만 한글 자막이 들어있지 않다.
미국에서 나온 블루레이 박스세트는 디스크 수납도 불편하다.

앞 뒷장을 붙인 종이봉투 같은 공간에 디스크를 넣는 방식인데 아주 빡빡해서 넣고 빼기 힘들다.
결국 디스크 보호를 위해 이 수납공간을 뜯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한다.
화질은 색감이 잘 살아있고 윤곽선도 깔끔해 괜찮은 편이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리어 채널에서 울리는 효과음이 확실하게 들리고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도 좋다.

부록은 본편 디스크에 예고편만 들어 있고 별도 수록된 디스크에 따로 들어 있다.
부록 디스크는 기존 국내에 출시된 DVD 타이틀에 수록된 각종 영상 외에 추가로 로케이션 및 여배우들 공동 인터뷰 등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인디아나 존스의 어린 시절은 뉴멕시코, 콜로라도, 유타주 등에서 촬영.
해리슨 포드는 리버 피닉스가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해서 어린 인디이나 존스 역으로 추천했다.
전작에서 벌레떼들이 등장한데 이어 이 작품에서는 베니스 지하무덤의 쥐떼가 등장한다. 수천 마리의 쥐들은 모두 훈련받은 쥐들이며, 불에 타는 장면들은 모형을 이용했다.
전편들과 달리 해상 액션이 새로 등장. 촬영은 1,2편처럼 더글라스 슬로콤브가 맡았다.
거대한 스크류에 부딪쳐 배가 부서지는 장면은 영국 엘스트리 스튜디오 세트에서 촬영.
베니스 장면은 관광객이 몰리는 8월에 찍는 바람에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촬영했다.
조지 루카스가 인디아나 존스의 아버지를 등장시키자고 제안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이 작품을 '007'과 비슷한 모험물로 생각해 숀 코너리를 아버지 역할로 적극 섭외했다.
나치 독일군에서 사용한 BMW R75 모터사이클이 등장.
나치의 베를린 집회와 분서갱유가 등장하면서 히틀러도 출연한다.
이 작품은 나치 비행선과 전투기가 등장하면서 베니스의 보트 싸움과 함께 육해공 모두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다뤘다.
음악은 변함없이 존 윌리엄스가 담당.
제작진은 영화에 등장하는 나치 독일의 경전차를 만들었다.
독일군 탱크가 등장하는 장면은 모두 스페인의 알메리아 지역에서 촬영. 과거 스파게티 웨스턴을 찍던 곳이다.
요르단의 유명한 암굴 사원 페트라가 등장.
모델 출신 아일랜드 여배우 앨리슨 두디는 '007 어 뷰 투 어 킬'에도 나온다.
용기를 시험하는 보이지 않는 다리는 모형 다리를 설치한 뒤 매트페인팅을 이용해 촬영.
성전의 붕괴와 함께 땅이 갈라지는 소리는 풍선을 비벼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