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캬바레

울프팩 2010. 2. 26. 20:29
1973년에 개최된 제 45 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쟁쟁한 작품들이 맞붙어 화제가 됐다.
설명이 필요없는 '대부', 뛰어난 재난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위대한 찰리 채플린의 작품' 라임라이트', 그리고 뮤지컬 영화 '카바레'(Cabaret, 국내 개봉제목은 '캬바레')가 모두 72년에 개봉했다.

그 중 최고의 관심사는 작품, 감독, 남우주연,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대부'였다.
그런데 결과는 의외였다.

'대부'는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말론 브란도), 각색상(마리아 푸조) 등 3개 부문 수상에 그치고, '카바레'가 무려 8개 부문을 휩쓸었다.
라이자 미넬리의 연기가 워낙 뛰어난 만큼 여우주연상 수상은 당연한 것이고, 조엘 그레이가 '대부'의 알 파치노를 누르고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밥 포시 감독도 코폴라('대부')를 누르고 감독상을 받았고 촬영과 음향, 미술, 편집상, 음악편집상도 '카바레'의 차지였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작품이길래 '대부'를 눌렀을까.
하지만 큰 기대를 걸고 영화를 본다면 실망할 수 있다.
국내 흥행 실패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이 작품은 요란한 볼거리나 재미있는 이야기, 화려한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의 묘미는 1930년대 말 히틀러의 등장과 함께 암울했던 독일 베를린의 풍경을 음악과 춤으로 풍자한 데 있다.
무엇보다 세기말의 퇴폐적 상황에서 흔들리는 인간 군상들을 적절한 노래와 춤으로 묘사한 점이 돋보인다.

특히 작품이 높이 평가받은 배경에는 라이자 미넬리의 훌륭한 연기와 노래 솜씨가 한 몫했다.
그의 연기 인생에서 카바레 가수를 연기한 이 작품만큼 빛난 적이 없었다.

비록 요즘 뮤지컬 영화에 비하면 볼거리나 재미는 많이 떨어질 지 몰라도 라이자 미넬리의 탁월한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점 만으로도 의미있는 작품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은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이 아닌 1.85 대 1 레터박스 포맷이다.
화면이 답답한 것은 둘째치고 잡티와 간간히 세로줄도 보이는 등 화질이 떨어진다.

음향도 돌비디지털 2.0 채널만 수록됐다.
부록으로 짤막한 제작과정과 배우, 제작진의 인터뷰가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파워DVD로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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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작품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연극이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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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된 영상을 사용하고 뒷조명을 사용해 그림자가 길게 끌리게 만들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부분 등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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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죠프리 언스워스가 맡았다. 그는 '머나먼 다리' '슈퍼맨' 등을 찍었으며 '슈퍼맨2'가 유작이다. 죽기 전에 찍어놓은 '테스'로 사후에 두 번째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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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히로인 라이자 미넬리. 그는 이 작품 이후 이렇다하게 주목할 만한 작품을 찍지 못했다. '코미디의 왕' '아더' 정도가 눈에 띄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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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소리를 지닌 히틀러 유겐트 소속 미소년의 독창이 어느덧 군중의 합창으로 변해가는 장면. 히틀러의 광기어린 파시즘이 독일을 집어삼킨 정치적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인상깊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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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야릇하며 우스꽝스런 노래와 춤, 유대인에 대한 박해 장면 등이 어우러져 제 2차 세계대전 직전의 암울한 세계상을 잘 묘사했다.
캬바레 O.S.T (음반)
O.S.T
캬바레 SE : 스페샬 에디션(DVD)
밥 포시 감독; 라이자 미넬리 출연; 마이클 요크 출연; 헬머 그리엄 출연; 조엘 그레이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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