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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블루레이)

울프팩 2016. 9. 4. 16:11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원안을 쓴 1,2편에서 종결됐어야 했다.

액션과 SF를 적절하게 버무린 이 작품은 1,2편에서 보여줄 것들을 모두 보여줬다.

 

미래의 기계 인간이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와 역사를 바꾸려는 시도와 이에 맞선 인간들의 처절한 싸움은 구성이나 이야기 모두가 기발했다.

여기에 아놀드 슈왈제네거, 마이클 빈, 린다 해밀튼 등 세 배우가 보여준 화학적 결합도 훌륭했다.

 

워낙 이야기 구성이 뛰어나다 보니 요즘보다 현격하게 떨어지는 특수효과도 흠이 되지 않았다.

아놀드도 나이가 들고 다른 배우들은 더 이상 예전의 젊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지금 굳이 컴퓨터그래픽으로 예전 배우들의 젊었던 시절을 되살려가며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1,2편 이후 나온 이야기는 모두 사족에 가깝다.

그렇다 보니 3,4편은 그닥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이번 작품의 제작진이 왜 굳이 무리를 해서 5편째인 '터미네이터 제네시스'(Terminator Genisys, 2015년)를 만들었는 지 모르겠다.

3,4편이 제대로 시리즈를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 때문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닥 나아진 게 없다.

 

3,4편이 1,2편에 비해 너무 제멋대로 나아갔다는 지적을 의식한 때문인 지 이번 작품은 1,2편의 설정을 많이 가져왔다.

공원에서 나체로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나 액체로봇과의 결투 등 일부 장면은 1,2편을 거의 그대로 흉내냈다.

 

제작진은 1,2편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담은 오마주라고 하는데, 이런 구성은 나름 장단점이 있다.

1,2편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겉핥기 식으로라도 1,2편 이야기를 훑을 수 있다.

 

하지만 1,2편을 본 사람들에게는 그닥 새로워 보이지 않는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사라가 터미네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을 가뿐하게 건너 뛰고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시키는데, 이 점은 오히려 1,2편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설명을 건너 뛴 셈이 돼 헷갈릴 수 있다.

 

1,2편에 비해 이야기 구성은 나아진 게 없지만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해 젊은 시절의 모습을 되살린 과거 아놀드의 활약은 보는 것 만으로도 반갑다.

하지만 현대로 돌아와 흰머리를 날리며 뛰는 아놀드의 모습은 보기에 안스럽다.

 

한마디로 터미네이터 1,2편에 대한 향수를 담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파라마운트에서는 처음부터 이 작품을 3부작으로 기획했다고 하는데, 후속편이 별로 기대되지 않는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으며 2D와 3D를 모두 수록했다.

1080p 풀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하지만 컴퓨터그래픽이 과도하게 섞이고 어두운 장면이 많은 탓에 최상의 화질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돌비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폭발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연기 앙상블, 특수효과, 다리 위 전투, 제임스 카메론 인터뷰와 제작기, 특수분장, 의상, 시각효과 등 다양한 내용들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2장의 디스케 나눠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존 코너가 스카이넷 기지를 습격한 뒤 부관 카일을 과거로 보내는 장면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2편 초고에 섰으나 제작비와 시간에 쫓겨 완성하지 못한 부분이다. 이를 이 작품에서는 인트로로 사용했다.

젊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늙은 아놀드가 싸우는 장면은 뉴올리언스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 몸집이 비슷한 보디빌더 브렛이 젊은 아놀드의 대역을 한 뒤 CG로 얼굴을 만들었다.

이병헌이 액체금속 로봇인 T-1000으로 등장. 이병헌은 고교 시절 별명이 터미네이터였다고 한다. 그는 이 시리즈의 팬이어서 제작진 전화를 받고 무보수라도 출연하겠다고 했다.

과거 린다 해밀튼이 연기했던 사라 코너 역할은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던 에밀리아 클라크가 맡았다. 아무래도 린다 해밀튼 보다는 여전사 느낌이 덜하다.

이 작품을 연출한 앨런 테일러는 '소프라노스' '섹스 앤 시티' '웨스트 윙 시즌1' '로마 시즌1' '왕좌의 게임 시즌1' 등 유명 TV시리즈를 주로 만들었다.

새로 등장하는 로봇 T-3000은 나노 입자를 이용해 자유롭게 변하는 나노사이트 휴머노이드다. 수백만개의 나노로봇 집합체인 이 로봇은 인간과 로봇의 결합체다.

금문교 추격전은 150미터 길이의 다리 세트를 만들어 촬영. 스쿨버스는 밑에 뒤집는 장치를 장착해 달리는 도중 공중제비를 돌도록 했다.

터미네이터 제작은 레거시 이펙트에서 맡았다. 레거시 이펙트는 모든 시리즈에서 터미네이터 제작을 맡았다. 레거시는 3D 프린터로 T-800의 내골격을 찍어냈다. 내골격은 에폭시와 우레탄, 고무 재질로 만들었고 잘 설 수 있도록 알루미늄 뼈대를 안에 장착했다.

제작진은 인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스카이넷인 T-5000의 푸르스름한 형체를 구상했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3부작을 구상했으며, 3부작이 종료되면 시간통로를 닫을 계획이라고 한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2Disc) 초회한정판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쿼터슬립 2D 3D 500장 스틸북 한정판)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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