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데우스'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로 유명한 체코의 감독 밀로스 포만이 2018년 4월13일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는 힘든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강조하는 이야기를 주로 영화로 만들었다.

 

정신병원에 강제수용되다시피한 말썽꾸러기들을 다룬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는 물론이고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주장하며 오랜 시간 법정투쟁을 벌인 포르노 잡지 발행인 이야기를 다룬 '래리 플린트'는 물론이고 반전과 평화를 외친 걸작 록뮤지컬 '히피' 등이 그러하다.

여기에는 그의 범상치 않은 인생사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부모는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나치 독일이 체코를 점령했을 때 레지스탕스 활동을 벌여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뒤 그곳에서 죽었다.

종전 후 양부모 손에서 자란 그는 프라하 공연예술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한 뒤 영화를 만들었으나 지나치게 억압적인 체제를 비판한 내용 때문에 상영 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1968년 반체제 저항운동인 '프라하의 봄'이 구 소련군에게 강제 진압된 뒤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런 그가 미국에서 맡은 영화가 바로 '헤어'다.

 

1960년대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밀로스 포먼 감독이 뮤지컬 영화로 옮긴 '헤어'(Hair, 1979년)는 국내에서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아 묻혀 있다가 2005년 DVD 타이틀로 국내 출시됐다.

이 영화가 1980년대 국내에 상륙하지 못한 이유는 히피들의 세계를 다뤘기 때문이다.

히피하면 떠오르는 것이 집시처럼 떠돌며 마약을 하고 문란한 성생활을 즐기는 부정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그들은 1960~70년대 미국의 월남전 파병에 반대해 반전 시위를 벌이고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앞세워 인종차별 및 남녀평등을 주장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 작품은 히피의 긍정적이며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다룬 영화다.

이를 유명한 음악에 실어 춤과 노래로 엮어낸 점이 특이하다.


군 입대를 앞두고 뉴욕에 올라온 오클라호마 촌뜨기가 히피들을 만나서 사랑과 우정에 눈뜨는 내용이다.
마약에 취해 소동을 벌이고 반전 운동을 하며 군대를 희롱하는 장면 때문에 1980년대 서슬퍼런 군사정권 아래서 개봉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작품은 삽입곡들이 유명하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Aquarius' 'Let The Sunshine In'은 비록 영화는 개봉하지 못했지만 숱하게 라디오 전파를 탔으며, 'Hare Krishna' 'Good Morning Starshine' 등은 아름다운 선율로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노래 뿐만 아니라 영상도 잘 만들었다.

다소 몽상적인 장면들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히피 무리와 섞여 주인공이 벌이는 소동 등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안타까운 것은 훌륭한 걸작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블루레이 타이틀이 출시되지 않은 점이다.

미국에서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미국판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다행히 레터박스 포맷으로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보다는 화질이 좋지만 필름 잡티와 스크래치 등이 보이고 플리커링도 자주 나타난다.

 

특히 도입부 장면은 DVD 타이틀도 그랬듯이 화질 저하가 심하다.

뒤로 갈수록 화질은 안정되고 색상도 선명하지만 여전히 플리커링과 필름 잡티가 나타난다.

 

그래도 샤프니스가 떨어지고 색도 번지는 DVD 타이틀에 비하면 월등 개선됐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흠이라면 음량이 작다는 점.

그러나 소리의 방향감은 좋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Aquarius'에 맞춰 히피들의 율동이 펼쳐지는 초반부.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이 작품을 보고 배우가 될 결심을 했다고 한다.

주인공 클로드를 연기한 존 새비지. 원래 포만 감독은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천국의 문' '사탄의 인형' '에이리언4'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 등에 출연한 보리스 듀리프를 주연으로 원했다.

히피 리더인 버거를 연기한 트리트 윌리엄스. 그는 이 작품에서 첫 주연을 맡아 뛰어난 춤과 노래 실력으로 이름을 알렸다.

부잣집 아가씨 쉴라 역할은 비버리 단젤로가 맡았다. 그의 노래솜씨도 수준급.

원작 뮤지컬은 1968년 4월 20일 브로드웨이의 빌트모어 극장에서 개막해 1972년 7월 1일 막을 내렸다.

히피들의 대규모 집회 장면은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워싱턴 D.C의 스퀘어파크에서 촬영.

클라우드가 마약에 취해 환각상태에서 쉴라와 결혼을 꿈꾸는 장면. 이때 아름다운 선율의 'Hare Krishna'가 흘러 나온다.

포만 감독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고 작품에 매료됐는데 마침 파라마운트에서 연출을 제의해 이 영화를 맡게 됐다.

나름 웃겼던 장면. 신체 검사에서 끝까지 양말을 벗지 않아 억지로 벗겨보니 발톱에 빨간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흑인 라파예트의 약혼녀를 연기한 셰릴 반스는 이 영화 출연 전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가스펠' 등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 섰다.

워싱턴을 가득 메운 반전 시위 물결. 여기서 유명한 'Let The Sunshine In'이 울려퍼진다. 갤트 맥더못이 모든 노래를 작곡했고 제롬 레그니와 제임스 라도가 가사를 썼다.

히피들의 다양한 춤은 '백야'와 '아마데우스'에도 참여한 무용가 트와일라 타프가 안무를 맡았다. 또 그가 이끄는 트와일라 타프 컴퍼니의 무용수들도 출연했다.

입대한 친구를 만나기 위해 네바다로 가는 장면. 여기서 아름다운 노래 'Good Morning Starshine'을 합창한다.

가수 마돈나와 브루스 스프링스틴도 영화 출연을 위해 오디션을 봤다.

조지 루카스 감독도 이 작품의 연출을 제의받았으나 영화 '아메리칸 그래피티' 작업 때문에 거절했다.

헤어
밀로스 포만/트리트 윌리암스, 존 세비지, 비버리 단젤로, 도르시 와이트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헤어
감독 : 밀로스 포먼 / 출연 : 존 세비지, 트리트 윌리암스, 비버리 단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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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울프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