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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 퀀텀 오브 솔러스

울프팩 2008. 11. 9. 12:44

22번째 007 시리즈인 '퀀텀 오브 솔러스'의 테마는 복수다.
전편에서 007이 사랑한 여인 베스퍼를 죽인 악당들에게 복수를 하는게 주 내용이다.

그만큼 전편인 '카지노 로얄'을 보지못했다면 내용이 뜬금없고 이야기 진행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는 방향성을 잃은게 아니라 제목이 말해주듯 조그만 위안이라도 얻기 위한 007의 분노의 표출이다.

역시 다니엘 크레이그의 액션은 험악한 인상답게 더없이 투박하다.
몸을 내던져 건물을 건너 뛰고 적과 뒤엉키는 장면을 보면 절로 몸이 움찔거린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역대 007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든다.
원조라는 상징성 때문에 빛난 숀 코네리, 플레이보이 스타일의 로저 무어, 숀 코네리와 로저 무어의 스타일이 적당히 섞인 피어스 브로스넌과 달리 다니엘 크레이는 아주 육감적이다.
실패한 007인 조지 라젠비와 티모시 달튼은 논외로 한다.

다니엘 크레이그의 인상이나 근육질 몸매, 액션은 스피디한 요즘 액션물의 경향에 가장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 양복 만큼이나 티셔츠와 남방 셔츠가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에서 활동적인 007의 이미지가 제대로 살아난다.

이번 작품에서도 다니엘 크레이그는 시원시원한 액션을 뿜어내며 스크린을 달군다.
그러나 한 번 익숙해져서 그런지 '카지노로얄'만큼 신선한 충격은 없다.

드라마에 강한 마크 포스터 감독답게 인물들의 관계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스토리 텔링이 영화를 약간 늘어지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007에 대한 기대 만큼은 놓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평균 이상은 한 셈이다.

참고로, 이 작품은 과거 007에 대한 각종 오마주들이 등장한다.
석유를 뒤집어쓰고 침대위에서 죽은 여자 스파이의 모습은 영락없는 '골드핑거'다.

또 사막 위에 뜬금없이 등장한 호텔 듀나스는 '나를 사랑한 스파이'의 수중 기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광활한 사막과 바다, 그곳에 고립된 장소에서 폭발적인 액션이 벌어진다는 점이 서로 닮았다.

전작인 '카지노 로얄' 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현대판 007의 묘미를 잘 살린 작품이다.
그러나 다니엘 크레이그의 매력을 제대로 맛보려면 역시 '카지노 로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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