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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23아이덴티티(블루레이)

울프팩 2022. 1. 14. 22:46

'23 아이덴티티'(Split, 2016년)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유니버스 같은 영화다.

이 작품은 그의 전작 '언브레이커블'에서 연결돼 '글래스'로 이어지는 3부작 중 가운데 작품이다.

 

샤말란 감독은 처음부터 3부작을 구상한 것은 아니지만 '언브레이커블'을 만들면서 미진한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3부작으로 풀어가게 됐다.

그 바람에 이 작품은 결말이 명확하지 않고 애매모호하다.

 

바통을 다음 작품인 '글래스'로 넘겼기 때문이다.

내용은 해리성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주인공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23개의 인격으로 분열돼 케이시(안야 테일러 조이) 등 3명의 10대 소녀를 납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케빈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24번째 인격인 '비스트'의 지시로 10대 소녀 3명을 납치한다.

소녀들이 탈출하려고 할 때마다 광포한 비스트가 나타나 위기로 몰아간다.

 

다소 황당하지만 이 작품은 1977년 실제로 벌어진 빌리 밀리건 사건에서 영감을 얻었다.

24개의 인격이 공존했던 빌리 밀리건은 여성들을 납치해 강간하고 고문했지만 정신 감정 결과 심각한 다중인격장애가 인정돼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황당하게도 그는 다른 인격이 벌인 일들을 기억하지 못했으며 각 인격에 맞춰 성격은 물론이고 행동이 심각하게 달라졌다.

영화에서는 다중인격이 몸에 화학 변화를 일으켜 신체까지 달라진다고 주장했지만 학계에서 확인된 사례는 없다고 한다.

 

극 중 케빈에게 나타난 다중인격은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당사자까지 모두에게 비극이다.

각각의 인격 가운데 과연 어느 것이 진짜인지 확신할 수 없으니 경우에 따라서는 삶 자체가 송두리째 부정될 수 있는 비극적 인생인 셈이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다양한 인격을 각기 다른 표정과 행동, 억양, 말투 등으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미치지 않고서는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역할을 소화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꽤 그럴듯하게 잘 표현했다.

 

반면 샤말란 감독의 연출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

아무리 3부작으로 구성했어도 미진한 부분 없이 작품 자체의 완결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렇지 못하다.

 

사건이 종결됐어도 결말이 명확하지 않고 막판 반전은 '언브레이커블'을 보지 않았다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느닷없이 등장하는 브루스 윌리스의 존재가 의아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고 나서 '언브레이커블'이나 '글래스'가 궁금하지도 않다.

이 작품 자체가 전작이나 후속작에 대해 잔뜩 흥미를 유발하거나 기대치를 높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반전과 치밀한 구성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식스센스'를 만들어 큰 기대를 받는 감독이지만 더 이상 그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니 안타깝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샤프니스가 높아서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감도 자연스럽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추가 엔딩과 삭제 장면, 제작과정, 감독과 배우들 인터뷰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모든 부록은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샤말란 감독이 각본을 쓰고 감독과 제작까지 한 작품이다.
샤말란 감독은 다중인격장애 환자가 스스로 초능력자라고 믿으면 실제 괴력을 발휘할 지 의문을 가지면서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
샤말란 감독은 뉴욕대에 다닐때 다중인격장애를 다룬 수업을 듣고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다.
카메오 출연한 샤말란 감독.
샤말란 감독은 주인공을 맡은 맥어보이에게 일부러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맥어보이 스스로 다중인격자를 창조해 내기를 원했기 때문.
'엠마'에서 호연한 안야 테일러 조이가 여주인공 케이시로 등장.
맥어보이가 다중인격장애의 다양한 모습을 잘 표현했다. 여러 인격 중 중심인 크럼 역할은 만화가 로버트 크럼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케빈의 다중 인격을 상징하는 24개의 칫솔들. 샤말란 감독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을 만나 자문을 구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촬영.
'언브레이커블'을 봤다면 브루스 윌리스의 등장이 굉장한 의미를 갖지만 전작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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